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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경제 위기의 강을 건너는 법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경제다. 경제는 국민 삶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의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고 있다. 경제 심리도, 경제 지표도 좋지 않다. 한국경제 상반기 성장률은 1% 정도다. 반면 미국은 2분기 기준으로 2.4%, 일본은 1.5%다. 저출생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한국은 이미 비상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 1300개 중 40%가 이자 부담에 허덕이고 있다. 한계기업이 35%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다.

무엇을 해야 이 위기의 시대를 넘어설 수 있는가. 주요 5개국(G5)로 도약하느냐. 주요 20개국(G20) 밖으로 추락하느냐. 갈림길에 서 있다. 위기의 강을 건너는 방법은 경청과 결단에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경청으로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했다. 빌 게이츠 등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IT의 시대에 도전했다. 통신망을 깔았다. IT 기반의 벤처기업 육성, 코스닥 시장의 개설, 대대적인 IT 교육이 이루어졌다. IT 벤처 열풍이 일어났다. 오늘날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등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한국은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IT 혁명으로 IMF를 극복했다. 반면 일본은 IT 혁명에 실패하면서 잃어버린 30년을 걷게 됐다.

다시 경청을 시작해야 한다. 디지털혁명, 기후위기 극복을 이끄는 세계적인 혁신 기업 리더들을 한국으로 초대하자. 정부, 국회, 기업과 만나고 국민들에게 특강도 하게 하자. 디지털혁명을 다시 시작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기업에서 가장 우수한 디지털 혁명의 인재들을 정부에 결합시켜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1970년대 석유파동 위기를 극복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대화 채널을 통해 원유 확보에 성공했다. 나아가 중동 진출의 길을 열었다. 한국은 에너지의 96%를 수입한다. 한전채는 다시 한도에 도달했다. 신재생에너지, 천연가스, 소형모듈원자로(SMR)까지 아우르는 에너지믹스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세기가 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전기의 시대다.

노무현 대통령은 수동적 한·미 관계에서 적극적인 한·미 관계로의 변화를 설정했다. 용산미군기지를 이전하고 평택미군기지와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하면서 안보를 강화했다. 한편으로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해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 한·미 FTA는 20년 전 당시에는 선진적인 협정이었다. 이제 기업과 국민들이 무릎을 칠만한 한·미 동맹 프로젝트를 찾아야 한다. 내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에 매듭지어야 한다.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반도체 신화를 썼다.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 애니콜 휴대폰 불량품 15만대를 구미공장에서 불태웠다. 일류를 향한 도전을 시작했다. 30년이 지난 지금 반도체가 한국경제와 안보와 외교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 같은 산업 10개만 있으면 된다.

누구도 우리를 넘볼 수 없고, 우리 없이는 살수 없는 산업 10가지에 도전하자. 오펜하이머란 영화가 많은 시사점을 준다. 맨해튼계획, 케네디 대통령의 달 착륙계획이라는 두 개의 거대 과학 프로젝트가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다. 케네디 대통령은 우주로 향한 도전을 시작하며 말했다. “쉽기 때문에 도전하는 게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도전한다.” 싱가포르는 노벨상 수상자 등 석학들을 초청해서 국가 연구개발(R&D) 과제 등을 자문받는다. 세계적인 연구결과가 나와야 세계적인 나라가 된다. 연구자들이 힘을 낼 수 있어야 R&D 성과가 나온다.

아시안 게임에서 젊은이들의 투지와 국민들의 응원을 보면서 강력한 희망을 보았다. 국민은 일류, 기업은 이류, 정치는 삼류라고 한 지 수십년이 지났다. 기업은 일류 기업이 태어나고 있다. 정치만 잘하면 된다!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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