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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핵무기 고도화’ 헌법 명시… 국제사회 단호히 제재해야

핵무력 법제화 이어 헌법 고쳐도
‘핵보유국’ 억지 주장 안 통해
느슨해진 제재 철저히 이행하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6~2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9차 회의에서 연설했다고 조선중앙TV가 9월 28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이 이번엔 ‘핵무기 발전의 고도화’를 헌법에 명시한다고 주장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는 ‘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 발전을 고도화한다’는 조항을 삽입하기 위해 헌법을 고치기로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해 헌법 개정 카드까지 꺼내든 것이다. 핵무기 사용 조건을 법제화한 지 1년 만이다. 일종의 허세로 볼 수도 있지만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를 높이는 도발임에는 분명하다. 이럴수록 국제사회는 북핵 위협을 단호히 규탄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대북 제재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 주장은 실제보다 다소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핵실험을 6차례 하고도 효율적인 투발 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5월과 8월 두 차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시도하다 실패한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이 같은 기술을 적용하는 위성 발사에 연거푸 실패한 뒤 러시아에 기술 이전을 요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과장된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북한의 핵 공갈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핵무기 체계가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 국방부도 최근 9년 만에 발표한 ‘대량살상무기 대응전략’ 보고서에서 ‘북한은 어떤 전쟁 단계에서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 북한이 예고한 대로 10월 중 3차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다면 한·미의 북핵 대응 체계도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된다. 한국군과 주한미군의 배치뿐 아니라 미국이 운용하는 전략자산의 위치가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할수록 한·미는 ‘워싱턴선언’을 통해 창설한 핵협의그룹을 통해 실효적인 확장억제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이 핵추진잠수함 개발까지 공개적으로 추진하는 마당에 이를 제압할 대응 전략도 마련해야 한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 이후 느슨해진 대북 제재의 철저한 이행을 국제사회에 환기시킬 필요도 있다. 특히 유엔 안보리의 제재 대상인 북한 선박이 중국 근해에서 포착됐는데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은 것은 문제다. 안보리 결의에 참여한 중국이 나서지 않는다면 미국 등 국제사회가 세컨더리 보이콧이라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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