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바울, 그가 궁금하다

사도 바울의 일상에서부터
목회적·종교적 관심은 물론
신학적 분석까지 심도있게
담아낸 책 잇달아 출간

바울에 관한 독창적 연구들이 책으로 묶여 출간되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 화가 발랭탱 드 블로냐(1591~1632)의 명화 ‘서신서를 쓰고 있는 사도 바울’. 국민일보DB

목회자이자 선교사이자 신학자였다. 동시에 천막 기술자였고 도보 여행 중에도 편지 쓰기를 즐겼으며 무엇보다 세상에 없던 교회를 개척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 사도 바울의 일상에서부터 목회적 선교적 관심은 물론 신학적 분석까지 깊이 있게 담아낸 책들이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바울, 마케도니아에 가다/정은찬 지음/IVP

바울, 마케도니아에 가다’(IVP)는 바울의 목회와 선교, 삶을 일기 형식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바울이 일기를 남겼다면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란 질문에서 출발했다. 인간 바울의 모습을 제대로 복원하려면 서신서와 사도행전뿐만 아니라 1세기 사회 문화에 대한 전문 연구가 필수다.

정은찬 장로회신학대 신약학 조교수가 이 어렵고도 독창적인 주제를 매우 쉽고도 친절한 문체로 책에 담아냈다. 1세기 교회에 관한 지식을 어떻게 하면 독자들에게 더 입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한 소산이다.

정 교수는 영국 더럼대에서 신약학자 존 바클레이 교수의 지도로 데살로니가 교회와 고린도 교회를 비교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그는 “논문을 쓰면서 떠올린 역사적 상상력 덕분에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상상력에서 출발했지만 꼼꼼한 사회사 연구로 시대상을 복원하는 한편 말씀에 근거해 바울의 내면까지 표현하려 애썼다.

책에는 바울의 인간적인 모습이 강조된다. 정경으로 채택된 바울의 서신들 때문에 간혹 그를 신격화하는 이들에게 정 교수는 ‘루스드라’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울은 그와 바나바를 신들의 전령인 헤르메스로 여기고 그 앞에서 제사하고 싶어하는 무리들 앞에서 겉옷을 찢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외친다.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입니다.”(행 14:15, 새번역)

빌립보로 가는 길에서 바울은 그에게 가르침을 달라는 철학도들에게 그가 세우는 공동체에 관해 설명한다. 특정 철학 학파에 속하지 않았지만, 누군가 고통당하거나 혹은 기쁜 일이 생겼을 때 의도적으로 감정적 몰입을 하는 사람들, 슬픔 불안 걱정 두려움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취약함을 환영하며, 함께 기뻐하고 위로받고 행복해하는 공동체. 서로가 지도자이면서 노예이고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고 권면하는 모임 즉 교회를 이야기한다. 교회 개척자로서 바울의 진수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NT 라이트 갈라디아서 주석/김선용 옮김/복있는사람

바울은 편지를 썼고, 논문을 쓴 건 아니다. 하지만 그의 서신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죄, 악, 구원, 복음, 칭의 등 신학 개념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NT 라이트 갈라디아서 주석’(복있는사람)은 우리 시대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자인 라이트 영국 옥스퍼드대 위클리프홀 교수의 첫 번째 주석집이다. 갈라디아서를 꼼꼼하게 다시 번역하면서 행간에 스민 역사적 맥락과 신학적 해석을 선보인다.

라이트 교수는 할례나 선행 등으로 율법주의자와 논쟁을 벌인 바울의 이야기를 마르틴 루터 등이 지나치게 강조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한다. 16세기 로마 가톨릭과 싸우던 맥락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지만, 1세기 바울의 시대에 그대로 투사하면 왜곡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갈라디아 교회의 당시 구체적 사회 문화 맥락에서 이해할 것을 강조한다. 이번 책은 초기 기독교에 관한 역사적 연구와 더불어 미국 시카고대에서 갈라디아서를 주제로 박사 논문을 쓴 전문연구자 김선용씨의 번역으로 인해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

바울과 그 해석자들/NT 라이트 지음/최현만 옮김/IVP

현대 바울 신학 연구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역시 NT 라이트가 저술한 ‘바울과 그 해석자들’(IVP)이 도움을 준다. EP 샌더스, 제임스 던, 루이스 마틴, 웨인 믹스, 더글러스 캠벨 등 바울을 연구한 신학자들의 공헌을 살필 수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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