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물결 일렁이는 그리움이 머물다간 강언덕

무궁화·코스모스… 가을 꽃의 고장 강원도 홍천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무궁화수목원 앞 코스모스 꽃밭이 가을 분위기를 맘껏 풍기고 있다. 돌담길 뒤 교회 모양 무궁화집을 배경으로 찍는 사진이 인기다.

강원도 홍천의 가을은 꽃의 계절이다. 꽃길이 이어진다. 먼저 국내 최초 무궁화를 소재로 조성한 무궁화수목원. 은하수길 입구에 ‘가을의 전령사’ 황화코스모스가 만개해 황금빛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살랑이는 바람에 흔들리는 황화코스모스 꽃길 사이를 걷다 보면 성큼 다가온 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무궁화수목원은 무궁화 5000년의 역사와 함께 대한민국의 꽃 무궁화의 위상을 높이고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자 2017년 7월 21일 일반인들에게 공개한 국내 최초의 무궁화테마공원이다. 평생 무궁화를 보존하고 보급하는데 앞장섰던 독립운동가 한서 남궁억 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곳이기도 하다.

1863년 서울에서 태어난 남궁억은 서재필·이상재 등과 함께 독립협회를 창립했고, 1898년 9월에는 나수연·유근 등과 함께 황성신문을 창간했다. 독립협회의 지도자로 활동하던 중 17명의 지도자와 함께 체포됐다. 이후 홍천군 서면 모곡리 보리울마을로 돌아온 뒤 1919년 모곡학교를 설립하고 무궁화 보급 운동을 펼쳤다.

무궁화수목원 내에 조성된 남궁억 광장.

남궁억은 광복을 보지 못하고 1939년에 사망했는데 선생이 말년을 지낸 보리울마을에 한서기념관이 건립됐다. 마을은 선생의 뜻을 따라 무궁화를 심고 가꿔 무궁화마을이 됐다. 무궁화의 특징이 시련과 역경을 이겨낸 우리 민족의 정신과 비슷하다고 해 독립운동가들은 무궁화를 민족의 상징, 항일의 상징으로 여겼다.

무궁화마을에서 걸어서 3분 정도면 홍천강변으로 나갈 수 있다. 모래와 자갈이 섞인 백사장이 길게 뻗은 밤벌유원지다. 홍천강에서 카약, 카누, 래프팅, 낚시 등을 할 수 있다.

수목원 앞에는 황화코스모스가 한창이다. 하이라이트는 코스모스 길 끝에 있는 무궁화집이다. 작은 교회 모습을 하고 있다. 하얀 건물에 빨간 기와와 종탑의 종이 이국적이다. 무궁화집으로 향하는 80m 돌담길은 사이 은하수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집 주변에는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있다. 가을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꽃과 무궁화의 집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알려지자 사진을 찍으려는 가족·연인 등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야간조명도 분위기를 더해준다. 무궁화집을 비추는 은은한 투광조명 또한 야간 수목원의 볼거리를 더해 준다. 특히 주 산책로 280m 구간에는 파스텔 톤 컬러 투광기와 레이저 등을 이용한 조명 연출로 다채로운 숲의 모습에 화려한 빛의 색을 입혀 야간 산책 시 단조로울 수 있는 야간 숲에 생기를 불어넣어 수목원 방문의 재미를 더한다.

남면 들녘에 조성된 메밀꽃밭을 찾은 어린이들.

홍천의 꽃길은 남면에도 있다. 양덕원리 수변생태공원에 가을꽃의 절정인 코스모스가 만개해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이 코스모스 꽃밭 규모는 9917㎡(3000평)로 축구장(7140㎡) 면적을 넘어선다. 특히 입소문을 타면서 홍천군민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인생사진을 찍기 위한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바로 옆에는 메밀꽃이 소금을 뿌려놓은 듯 하얗다.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서석면 논 옆 코스모스 길.

홍천군 서석면 들녘엔 코스모스길이 조성돼 초가을을 맞아 가을의 정취를 느끼려는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농로를 따라 활짝 핀 코스모스는 산들거리는 바람에 꽃물결을 이루고 있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농촌들녘과 어우러져 장관이다. 최근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가족단위는 물론 단체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여행메모
무궁화수목원 입장·주차 무료
늘푸름한우 등 먹거리·주전부리

무궁화수목원 내 무궁화 상징탑.

수도권에서 자가용으로 홍천 무궁화수목원에 가려면 서울양양고속도로 조양나들목에서 빠지면 편하다. 수목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입장료 주차료 모두 무료다.

서석면은 내촌나들목에서 가깝다. 서석코스모스축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서석면 체육공원 및 하천변에서 펼쳐진다. 제기차기, 종이비행기 멀리던지기, 공기놀이, 전통음식 먹거리 부스 등이 마련된다.

홍천 별미도 다양하다. 늘푸름한우는 홍천 특산물 중 으뜸이다. 안전한 한우 관리를 위해 생산이력제를 도입했고 지리적표시제 등록·HACCP(위해요소중점관리시스템)을 인증받았다. 늘푸름홍천한우플라자는 홍천군 지정 향토 음식점 1호에 선정된 곳으로 3~5일 정도 숙성시킨 생고기만 사용한다. 쫀득한 찰옥수수는 주전부리로 최고다. 양지말 화로구이 역시 홍천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홍천=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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