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재산신고 누락에 의혹 해명도 미흡한 대법원장 후보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 열렸다. 20일까지 이틀간 열리는 청문회는 이 후보자가 지명된 후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검증하고 사법부 독립과 개혁에 대한 소신과 자질을 점검하는 자리다. 대법원장은 법치주의와 정의,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 보루인 사법부를 이끄는 자리인 만큼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둘 다 철저한 검증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모두 발언에서 재산신고 누락 논란에 대해 “미비한 것으로 드러난 부분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자신과 배우자, 자녀들이 보유한 처가 운영 회사 2곳의 비상장 주식(9억9000만원 상당)을 공직자 재산신고 때 빠뜨린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다. 이 후보자가 2009년 재산신고 대상이 된 후 줄곧 보유한 비상장 주식을 신고하지 않은 것은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다. 신고 대상인줄은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법원이 여러 차례 공지했고 가족들이 해당 주식 보유로 매년 수천만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은 사실에 비춰보면 납득하기 어렵다. 이 후보자는 자녀들의 국외 재산도 신고하지 않았다. 고액의 재산신고 누락은 일반 공무원들의 경우 해임 등 징계를 받을 수 있고 선출직 공직자들은 당선 무효형에 처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이 후보자도 서울고법 부장판사이던 2019년 40억원이 넘는 채무를 신고하지 않은 단체장에 대해 당선무효형의 벌금을 선고한 바 있다. 이 후보자가 고의로 신고를 빠뜨렸다면 중대한 흠결이 아닐 수 없다.

이 후보자가 1987년 서울에 살면서 지목이 ‘답(논)’으로 된 부산의 땅을 처가 사람들과 함께 매입했고 2013년 이 땅을 팔아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도 논란거리다. 야당 위원의 추궁에 이 후보는 농지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자신이 과거 재판관으로 내린 판결과 배치돼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 후보자는 증여세 탈루 의혹, 해외 체류 자녀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해 건강보험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에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죄송하다’며 넘어갔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으로 인해 사법부의 공정성·중립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도 쟁점이다.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임명될 수 있다. 이 후보자는 자신이 중대한 결격 사유가 없고 적임자임을 스스로 입증할 책임이 있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국민들이 납득할 수준의 해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