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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상 최대 중소기업 파산 신청… 시급한 맞춤형 구조조정


국내 중소기업계가 고사 상태에 빠졌다. 올해 상반기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7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2%나 급증해 사상 최대였다. 코로나19로 중소기업들이 타격을 받은 것은 널리 알려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회복되기는커녕 악화되고 있는 게 문제다. 코로나가 한창인 2020년 상반기(522건)보다 올해 파산 신청이 38.7% 늘었고 월별로도 평균 60~70건에서 3월부터는 120~130건씩 뛰었다.

이렇게 된 데는 코로나로 업황이 나빠진 데다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및 내수 부진, 고금리, 고물가라는 복합위기가 대기업보다 자본력 등에서 미진한 중소기업에 직격탄이 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소기업중앙회 조사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거나 비슷하다는 기업이 51.7%나 됐다. 파산에 근접한 한계기업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어 자칫 중소기업 생태계 붕괴가 우려될 지경이다. 그렇다고 정부의 단편적 지원, 현금성 퍼주기가 답이 될 순 없다. 이런 점에서 11일 중기중앙회 주최 ‘중소기업 구조개선 촉진을 위한 토론회’에서 제시된 맞춤형 구조조정 제도의 필요성은 눈길을 끈다.

이 자리에서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관계자는 “회생절차는 법원이, 워크아웃은 금융기관이 주도하는데 중소기업의 경우 소외받을 수 있다”며 “중소기업이 각사 사정에 맞게 구조조정 제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멀티도어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금리 시대 일시적 유동성 제약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된 기업의 부실이 심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역량은 있지만 재무 건전성이 잠시 악화된 중소기업이 원활한 구조조정의 기회를 얻는다면 체질 개선과 회복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 중소기업 수는 771만개로 전체 기업의 99.9%, 종사자 수는 1849만명으로 전체 종사자의 81%를 차지한다. 중소기업이 살아야 한국 경제 회복이 가능하다. 정부는 토론회에 나온 내용을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중소기업 살리기를 추진하길 바란다.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 완화가 병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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