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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사들의 비극과 좌절, 교권 보호법 신속히 처리하라

전국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한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 모인 교사들이 얼마전 숨진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최근 스스로 세상을 등진 대전의 40대 교사는 수년 동안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에 시달렸다. 문제 해결을 위한 교권보호위원회 개최를 요청했지만 학교장 등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지 못했다.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비극 이후 정부가 교권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지만 이처럼 교사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교사들은 교단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집단 무력감에 빠져 있다. 정부가 마련한 교권 보호 대책의 상당수는 법안 개정이 필요한데 여야 이견으로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교사들이 다시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국회는 서둘러 관련 법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다.

핵심은 ‘교권 4법’(초·중등교육법, 유아교육법,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이다. 교사들이 요구하는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대응, 악성 민원 대처, 교권 보호 배상책임 보험 법적 근거 마련 등은 법안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교육계는 또 아동복지법과 아동학대처벌법 개정도 요구하고 있다. 정서적 아동학대를 금지하는 현행 법 조항이 모호해 정당한 학생 지도까지 학대로 취급받게 하고, 교사에 대한 과도한 신고·수사가 남발한다는 이유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1일 “50만 선생님들의 간절한 요구에 부응해 신속하게 법안이 통과되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고 국회에 요청했다.

중대한 교권 침해의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를 핵심으로 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에 대한 여야 이견이 팽팽하다. 여당은 학생부 기재가 교권 침해 예방 효과가 있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학생부 기재를 막기 위한 소송이 빈발해 교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양측 모두 일리 있는 주장인 만큼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될 것 같은데 정작 되는 것은 없는 상황 속에 교사들은 좌절하고 있다. 여야는 합리적인 균형점을 마련해 21일 본회의에서 관련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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