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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재차 부상한 중국 공급망 악재, 외교·산업적 역량 쏟아야

中폰에 한국 칩, 반도체업계 타격
요소 수출 중단, 2년 전 악몽 우려
한·미·일, 한·중 투트랙 외교력 필요


최근 중국 화웨이 최신 스마트폰 개발, 일부 요소 수출 중단 등 중국발 악재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한국 산업계에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전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후자는 중국에 대한 원료 의존도로 인해 우려가 커졌는데 궁극적으로 우리의 공급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들이다. 정부는 사태를 철저히 파악해 대비해야 할 것이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최신 공정 프로세서를 적용한 신형 5G 스마트폰을 만든 점, 해당 폰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칩 등이 탑재된 것은 우리를 곤혹스럽게 한다. 대중 공급망 제재에 균열이 간 만큼 미국이 더욱 강한 규제를 펼 것이 확실시된다. 문제는 자칫 한국 기업들이 후폭풍을 직접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한국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에 대해 1년간 일정 수준 이하의 설비 반입이 가능한 유예 조치를 부과했는데 최근 한·미 관계 진전으로 추가 유예 연장이 예상됐었다. 그런데 화웨이폰에 SK 칩이 장착된 사실이 드러나 미국 내에서 “예외없는 전면 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내 안정적 반도체 수급이 흔들릴 경우 가뜩이나 수출 부진 등으로 침체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정부와 산업계는 SK 칩이 어떻게 화웨이폰에 장착됐는지 조사하고 유통망 개선 등 보완책을 동시에 마련하면서 한·미 양국 간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일부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하면서 발단이 된 요소수 대란 가능성도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정부는 중국이 전면 수출 통제를 내세우지 않은 데다 외신에서 언급된 ‘비료용 요소’는 중국산 비중이 17%에 불과해 크게 걱정할 게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2년 전 중국의 요소 수출 중단으로 물류 마비를 겪은 한국으로선 마냥 안심할 수 없다. 이번 조치에서 빗어났다곤 해도 산업용 요소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지난해 71.7%에서 올해 89.4%까지 되레 크게 늘었다. 중국은 사드 보복에서 보듯 비공식적이고 반시장적 제재에 익숙한 만큼 산업용 요소 수출 중단 가능성도 철저히 염두에 둬야 한다. 중국이 한·미 밀착을 끊임없이 경고해 왔기에 그들의 발표를 무작정 믿고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두 사안은 우리가 중국발 공급망 문제가 터질 때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수입 및 수출선 다변화도 중요하지만 결국 미·중 양국 사이에서 유연하고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외교적 대응 역량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아세안 정상회의 등에서 한·중 관계 개선을 꾀했는데 한·미·일 협력과는 별개로 이런 기조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미·중 갈등이 이어지는 한 공급망 문제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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