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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탄핵 선동’과 ‘국기문란’의 무한충돌, 국민은 불안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6일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정권이) 국민의 뜻과 국리민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 끌어내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부인했지만, 이 대표가 강성 지지자들을 상대로 정권 퇴진 운동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운 발언이다. 전날 민주당 설훈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이 직권 남용한 것이 분명하고 이대로 가면 국민이 윤석열 정권을 탄핵하자고 나설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탄핵 운운은 오래된 레퍼토리다. 정권 출범 반 년도 되지 않아 민주당 내부에서는 “임기를 다 채우겠느냐” “빨리 퇴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왔다. 지난해부터 정권 퇴진 집회에 참석한 의원들도 있다.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강화될 때마다 등장하는 ‘습관성 탄핵론’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야권 공격도 거칠다. ‘공산 전체주의’ ‘반국가행위’ ‘국기문란’이라는 표현이 너무 자주, 너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을 “희대의 대선 공작이자 중대한 국기문란이자 반민주적 반헌법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무소속 윤미향 의원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주최 행사 참여도 ‘국기문란 행위’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윤 의원 사건을 “자유민주주의 국체를 흔들고 파괴하려는 반국가행위”라고 규정했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부 야권과 시민단체를 겨냥해 “공산 전체주의를 맹종하며 사회를 교란하는 반국가세력들”이라고 지칭했다. 국기문란이나 반국가행위라는 말 자체가 권위주의 정권 시절 반대파를 제압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사용됐던 용어다.

총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오자 여야가 대립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여야가 보이는 행태는 한계수위를 넘었다. 야권은 대통령 탄핵을 공공연히 선동하고, 여권은 야권을 국기문란을 일삼는 반국가세력으로 매도한다. 정치는 사라지고 서로를 향한 적개심과 투쟁만 남아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5일 대정부질문에서 “초등학교 반상회에 가도 이렇게 시끄럽지는 않다”며 자제를 당부했지만, 여야는 충돌을 계속했다. 여야의 사생결단식 대결을 누구도 말리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대립이 어떤 상황으로 번질지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다. 정치가 국민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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