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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푸틴 무기 거래,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짓이다

뉴시스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대전차미사일을 공급하는 대가로 핵추진잠수함과 인공위성 관련 첨단 군사기술의 이전을 타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를 위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10~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이전받으려는 군사기술 중 주목할 것은 핵추진잠수함이다. 원자력을 동력으로 쓰는 핵잠수함은 재래식 디젤잠수함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속도가 빠르고 연료를 교체할 필요가 없어 원양에서 장기간 은밀한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북한이 핵잠수함까지 보유한다면 태평양 깊숙한 곳에서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쏠 수 있다. 동북아의 힘의 균형을 깨뜨리고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위험한 무기가 북한 손에 넘어가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러시아는 북한에 핵잠수함 기술 이전을 해서는 안 된다. 만일 북한이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된다면 한국도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핵잠수함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등 6개국이다. 호주가 2030년대 초반까지 미국으로부터 5척을 구매하고 8척을 직접 건조하게 되면 7개국으로 늘어난다. 북한의 핵잠수함 보유를 끝내 막지 못하면 한국도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핵잠수함 건조를 추진해야 한다.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북·중·러 군사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럽다. 1991년 소련이 해체된 이후 러시아 국방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7월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김 위원장에게 러시아와 중국의 연합 군사훈련에 북한의 참가를 제안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무기가 바닥나 북한에 손을 벌렸고, 군사협력을 강화해달라는 북한의 요청에 화답한 것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공조 체제에 맞서기 위해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을 끌어들여 북·중·러 연대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 안보 환경이 냉전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북한과의 무기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선 안 된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간곡한 요청에도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용 무기를 지원하지 않았다는 걸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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