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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 일선에 너무 자주 등판하는 전직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17일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앞두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해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주문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난달 29일 “흉상 철거 움직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글을 올린 데 이어 홍 장군 흉상에 대한 두 번째 입장 표명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일에는 단식 농성에 돌입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윤석열정부의 폭주가 너무 심해 제1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상황이 염려스러워서 전화를 드린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4월까지만 해도 SNS에 자신의 동정이나 책 소개를 주로 올렸다. 그런데 5월부터 주요 정치 현안을 직설적으로 언급하는 일이 늘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윤석열정부의 대응을 비판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에 대해서는 “국격을 잃었다”는 글도 올렸다. 주요 쟁점 현안에 대해 자세할 정도로 구체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셈이다. 문 전 대통령은 신진서 9단의 응씨배 우승을 축하하는 메시지도 올렸는데, 현직 대통령 SNS인줄 알았다는 사람마저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했다. 지금의 모습은 정권과 대립하며 정치에 개입하는 삶으로 보인다.

전직 대통령이 은둔의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재임 시절 일에 대한 입장 표명도 필요할 경우가 있을 것이다. 다만 주요 현안마다 입장을 피력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은 부적절하다. 대부분의 정치 현안은 찬반이 엇갈리고 여야 간 해석이 다른 경우가 많다. 요즘 문 전 대통령의 발언과 글은 전직 대통령이 아니라 야당 지도자 같은 인상을 풍긴다. 메시지 내용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전직 대통령이 특정 정파의 편을 들면 국민 통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문 전 대통령이 정파를 떠나 국가 전체를 생각하는 행보를 보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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