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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모두가 함께하는 공동체 치안 구축 필요하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에 일어난 흉악 범죄는 세상을 공포에 빠뜨렸다. 서로 믿지 못하는 불신의 사회가 만들어졌다. 귀가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백화점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도심에서, 산책하는 공원에서 흉악 범죄가 일어났다.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정부는 시민의 평온을 되찾기 위해 강도 높은 치안 정책을 발표했다. ‘특별치안활동’을 지속하고, 경찰력을 주요 거점에 배치해 순찰과 방범 활동을 강화하며,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CCTV·비상벨 등 범죄 예방을 위한 기반시설을 대폭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대응과 관련해선 시민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직접적으로 명백한 위험이 발생하면 총기 및 테이저건 등과 같은 물리력을 과감히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저강도 권총을 지급하고, 적법한 공권력 사용에 대해선 검찰은 형법상 정당방위, 경찰은 면책 규정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겠다고 했다.

처벌과 관련해서는 현재 대한민국에선 사형이 선고되기 어렵다는 사정과 무기징역이 유기징역보다 가석방이 빠를 수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도입하고,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온라인상의 살인범죄 예고 글에 대해선 소년범이라 할지라도 관용 없이 정식 기소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개선해 중증정신질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사법입원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범죄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해 ‘원스톱 솔루션센터’를 설치하고, 피해자 치료비 등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제시한 정책에 대해 처벌정책으로는 흉악 범죄율을 낮출 수 없다는 의견이 있다. 지당한 의견이다. 흉악 범죄를 단선적인 진압정책으로 드라마틱하게 낮출 순 없다. 그래서 정부도 예방 현장 대응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보호 정책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절대 정부가 처벌 일변도로 치안 정책을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예방 현장 대응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보호 정책이 실효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각론이 더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첫째, 치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 증원이다. 경찰의 치안 인력 증원으로 수사력과 국방력이 약화돼선 안 된다. 그래서 치안 인력을 효과적으로 증원하기 위해선 지자체와 시민이 함께 나서야 한다. 신원이 확인된 사람들로 구성된 민간자율방범대를 활성화하되 반드시 경찰과 함께 치안 활동을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특별사법경찰과 자치경찰도 적극적으로 치안에 협조해야 한다.

다음으로 현장에서 시민의 생명과 신체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건 총기 지급이 아니다. 훈련이 뒷받침돼야 한다. 악천후 속에서 한 치의 앞이 보이지 않는 F-1 경기에서 운전자가 최고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눈을 감고 운전할 수 있을 만큼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민의 생명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물리력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답은 훈련이다.

마지막으로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더욱 촘촘하게 이뤄져야 한다. 특히 범죄 피해자 지원은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피해자 보호법에서 그렇게 규정하고 있다. 치료비와 관련해서 해외 사례를 소개하면 캐나다에선 피해자 치료비를 전액 국가가 지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건강보험에서 먼저 치료비를 지급하고 난 뒤 국가가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고려해보면 어떨까.

치안은 정부만의 몫이 아니다. 지자체와 우리 시민이 함께 담당해야 할 몫이다.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흉악 범죄는 더 늘어날 것이다. 과거 국가만이 담당해 온 안일한 치안정책으로는 어림없다. 우리가 모두 함께하는 공동체 치안을 구축해야 한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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