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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례성 강화하는 선거제 개혁으로 타협의 정치 물꼬 트길


7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제 개편을 미적거리던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채택키로 해 조만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양당은 물밑 논의를 통해 전국 단위 비례대표를 권역별 비례대표로 전환하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고 한다. 권역의 수, 비례대표 의석 조정, 준연동형 비례제 폐지 여부 등을 놓고는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당은 선거제 개편의 열쇠를 쥐고 있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논의에 임해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공정한 선거제도를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

지난 5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실시한 국민 공론조사 결과가 개편의 방향을 정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토론 과정을 거쳐 실시한 두 차례 조사에서 다수는 소선거구제 유지와 비례대표 확대를 지지했다. 선거제 개편의 큰 원칙은 민심(정당 득표율)이 의석 수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비례성을 높이는 것이어야 한다. 비례대표제를 권역별로 전환하되 이전의 병립형으로 되돌아가는 방안을 양당이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데 사실이라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당 득표율만큼 지역구 의석을 얻지 못할 경우 일부를 비례 의석으로 보충해 주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에 비해 거대 양당에 유리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비례 의석 수를 늘리지 않고 도입한다면 소수 정당의 원내 진출 문은 더 좁아지고 거대 양당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이 사생결단식 대결과 무조건 반대에 사로잡힌 후진적 행태에서 벗어나 대화하고 타협하는 생산적 정치를 복원하려면 적대적 거대 양당을 중재할 수 있는 제3의 정치세력이 필요하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기득권에 연연해 국민의 정치개혁 기대를 저버리지 않길 바란다. 비례성을 더 강화하지 못하겠다면 최소한 현 제도를 유지하면서 위성정당 창당을 막을 확실한 장치만이라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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