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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0년 오염수 방류에 대비한 검증 시스템 구축해야

지난 22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저장 탱크의 모습. 교도연합뉴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이후 인근 해역의 바닷물 속 방사성 물질의 농도가 기준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중수소의 경우 방출 지점 3㎞ 이내 10곳에서 측정한 농도는 ℓ당 10 ㏃ 이하로,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먹는 물 기준(ℓ당 1만 ㏃)의 1000분의 1 수준이었다. 방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긴장을 늦출 수는 없지만 그동안 방사능 오염수에 대해 가졌던 막연한 공포를 일단 진정시킬만한 수치다.

그러나 우리 정치권은 아직도 오염수를 정쟁에 이용하기에 바쁘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주말 동안 서울 시내에서 대규모 장외 집회를 열고 정권 심판을 외쳤다. 죽창가를 부르며 대통령에게 일본의 심부름꾼이 되지 말라고 했다. 선거에 도움이 된다면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 분석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식이다. 여당도 다를 게 없다. ‘나치 괴벨스식 선전선동’ ‘방탄용 방일’ ‘앞뒤가 꽁꽁 막힌 꼰대정치’라는 자극적인 말만 내세울 뿐 국민들이 실제로 느끼는 불안감과 찜찜함을 무시하고 있다.

이웃 나라가 130만t이 넘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을 좋아할 국민이 있을 리 없다. 그렇기에 이제부터는 정밀하고 끈질긴 검증과 투명한 자료 공개가 중요하다. 방류 상황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도쿄전력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하지만 시료 채취·분석에 시간이 걸려 방사성 물질 농도까지 실시간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공개된 자료도 전문용어 일색이어서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선 일본과 우리 해역의 방사성 물질 농도를 정기적으로 공개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일본 정부의 발표를 되풀이할 게 아니라 우리 검증단이 하고 있는 일을 구체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30년 방류 계획에 맞는 꾸준한 검증 및 자료 공개 계획을 제시해야 한다. 누구든 클릭 한 번으로 필요한 자료를 볼 수 있다면 악성 괴담과 유언비어는 설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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