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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잼버리 국회 출석 거부한 김현숙 장관, 여당 뒤에 숨지마라

주무장관의 책임 회피 실망스러워
국무위원으로서 국회 출석 마땅해
대회 파행 진상 규명에 책임 다해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다 취재진의 잼버리 사태 관련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현안 질의가 예정됐던 지난 25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가 여당 의원들과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잼버리 주무장관인 김 장관은 여야 간 참고인 미합의로 여당 출석이 확정되지 않아 자신도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국무의원으로서 국회 현안 질의에 나와 성실히 답할 의무가 있다. 대회 책임자가 여당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은 실망스럽다.

이날 김 장관을 찾기 위해 국회 화장실까지 여가부 대변인을 쫓아가 추궁한 야당 의원들도 지나쳤지만, 국회에 있으면서도 출석을 하지 않아 원인 제공을 한 김 장관의 책임이 더 클 것이다.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 출석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국무위원 출석 요구의 건’을 의결했으나 김 장관은 출석통보서를 전달받은 후에도 나오지 않았다. 마땅히 출석해 잼버리 사태를 규명하는 데 협조했어야 했다. 김 장관이 국회 경내에 있었는데도 사실상 상임위에 나오지 못하게 한 여당 의원들의 책임 또한 가볍지 않다. 김 장관이 책임을 인정하면 그것이 현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한 것인가.

김 장관의 언행이 문제가 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잼버리 진행 상황을 묻는 여가위 국감에서 “대책을 잘 세워나서 차질 없이 준비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열 달 뒤 개막한 잼버리는 폭염대책 미비 등 온갖 문제를 노출했다. 그는 대회 기간 현장을 지키라는 국무총리의 지시를 어기고 새만금 영지가 아닌 인근 숙소에 머물렀다. 태국 지도자의 성범죄 의혹에 대해선 “경미한 것으로 보고받았다”라고 해 사건의 심각성을 이해 못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잼버리 조기 철수가 부산엑스포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오히려 한국의 위기 대응 역량을 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다”는 황당한 말로 질타를 받았다. 행사 종료 뒤에는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책임 의식이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좌초 위기였던 잼버리를 살린 건 조직위원회가 아니라 국민과 기업, K팝이었다. 행사는 끝났지만 잼버리 준비와 운영 과정의 잘잘못은 철저하게 따져야 한다. 김 장관은 진상 규명에 성실히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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