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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기 계속됐던 이재명 대표의 1년

유능한 대안정당과 민생 내세웠지만
사법리스크 심화, 진영 정치 강화
당 정체성 회복 위한 쇄신 고민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8일 취임 1년을 맞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두 달여 만에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이 됐고, 5개월 만에 전당대회에 출마해 원내 1당인 민주당의 지휘봉을 잡았다. 대선 패배 이후 한동안 자숙했던 과거 대선 낙선자와는 다른 정치 행보였다.

이 대표는 취임하며 ‘재집권 토대 구축’과 ‘유능한 대안정당’ ‘민생’을 앞세웠다. 하지만 이 대표의 지난 1년에 좋은 성적표를 주기는 어렵다. 먼저 본인의 사법리스크가 계속됐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위례·대장동 개발 의혹, 백현동 특혜 의혹으로 네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고,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다섯 번째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검찰의 정치적 수사’라고 주장하지만,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민주당은 전 당력을 이 대표 보호에 집중했다. 대표 개인의 문제를 민주당의 문제로 만들고 있다는 방탄 논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회기 중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상정을 막기 위해 오는 31일로 예정됐던 임시국회 회기를 25일로 앞당겨 종료하는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지난 1년 동안 ‘개딸’ 등 강성 지지층에 기댄 진영 정치가 오히려 심화됐다. 주요 현안에 대한 합리적인 목소리는 사라지고,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은 물론 당내 비명계를 증오하는 목소리는 커졌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이 불거졌지만, 제대로 수습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구성됐던 혁신위원회도 새로운 분란만 남긴 채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하는 듯한 무리한 입법 독주,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든 장외투쟁도 되풀이되고 있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대통령과 정부 비판의 소재로 활용하며 국민의 공포심을 과도하게 조장했다는 비판도 거세다.

민주당의 문제를 모두 이 대표의 잘못으로 돌릴 수는 없다. 장기화하는 검찰 수사에 의도가 없다고 말하기도 힘들고, 타협의 정치가 실종된 책임을 이 대표에게만 묻기도 힘들다. 하지만 현재 민주당이 처한 도덕적 위기와 진영 대립 심화에는 이 대표 책임이 작지 않다. 적어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진 못했다. 이 대표가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한 쇄신을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사법리스크를 민주당과 분리해서 대응하는 모습이 전제돼야 한다. 강성 지지층과의 결별을 선언하고 당내 갈등 해소에 나서야 함은 물론이다. 국내외 경제·외교·안보 현안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원내 1당 수장의 역할을 숙고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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