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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한국 오는데 4~5년”… 먹이사슬 축적은 불안

과학계 “인체 영향 없을 것” 판단
다핵종제거설비 잦은 오작동 등
불확실성 여전… 안전 확신 못해

입력 : 2023-08-25 00:04/수정 : 2023-08-25 00:04
일본 도쿄전력 관계자들이 24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오염수 방류 스위치에 꽂힌 열쇠를 가리키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이날 이 열쇠를 돌려 원전 부지 내 탱크에 보관하던 오염수를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했다. AFP연합뉴스

마침내 방류된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가 한국 해역에 다다르기까지는 4~5년이 걸린다고 과학계는 본다. 이때 해수에 포함된 삼중수소 등의 방사성 물질은 인체에 영향을 줄 만큼 의미 있는 양은 못 된다는 게 현재까지 과학계의 판단이다. 다만 이 판단은 다핵종제거설비(ALPS) 정상 작동 등 일본의 관리 목표대로 방류를 진행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향후 불확실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오염수가 언제 한국에 오느냐”는 질문에 대한 국책연구기관과 해양 전문가들의 답변은 “삼중수소 농도 0.001Bq/㎥인 해수를 기준으로 약 4~5년 뒤”이다. 그간 오염수의 한국 도달 시기는 220일부터 10년까지 다양하게 예측, 회자됐었다. 이는 제각기 다른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인데, 미세한 양을 가정할수록 해수의 도달 시간은 빨리 계산된다. ‘220일’을 예상한 독일 헬름홀츠해양연구소(GEOMAR)의 연구는 해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 농도의 1억분의 1을 시각화한 결과다.

‘4~5년 뒤 유입’의 기준인 삼중수소 농도(0.001Bq/㎥)는 바다에 이미 있는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 수준이다. 정경태 오셔닉 해양환경연구소장은 24일 “한국 주변의 최근 배경농도(자연적 배출량만 고려한 농도)가 약 163Bq/㎥ 안팎이라서 여기에 0.001Bq/㎥가 추가되는 것엔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한국에 도달은 하겠지만 ‘분자’ 차원에서 하는 이야기다. 계측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가까운 일본에서 방류된 오염수가 한국 해역에 오기까지 수년이 소요되는 이유는 해류 때문이다. 일본 동부의 후쿠시마 앞바다에 버려진 오염수는 일단 구로시오해류의 영향으로 태평양을 통해 미국·캐나다 방향으로 간다. 해수는 이후 태평양을 크게 돌아오는 흐름을 보인다. 조양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가는 데 4~5년, 돌아오는 데 4~5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과학계가 이번 오염수 방류의 영향을 미미할 것으로 관측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ALPS가 없던 2011년 원전 사고 당시에는 이번 방류와 비교할 수 없이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이 한 번에 쏟아져 나왔었다. 사고 직후부터 한국 해양에서 방사성 물질 농도, 핵종 변화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된 사례는 아직 없다.

다만 현재까지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향후의 안전을 단언하긴 힘들다. 태평양도서국포럼(PIF) 과학자 자문단은 도쿄전력이 64개 방사성 핵종 가운데 9개만 검사했으며 고준위 슬러지(찌꺼기) 폐기물 농도가 제대로 측정되지 않았다는 문제를 제기했었다. 먹이사슬 축적도 불안요소다. 방류 이전에도 후쿠시마 연안에서는 세슘 기준치를 초과한 물고기들이 계속 잡혔다.

ALPS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잦은 오작동에 시달렸으며 탱크의 70%에는 재처리가 필요한 고농도 오염수가 들어 있다. 국제사회의 문제제기에도 일본은 10년 이상 정화작업을 미뤄 왔다. ALPS를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은 여기서 나온다. 국내 해양 전문가들은 “일본은 저비용을 위해 방류를 선택했으며, 수산업 피해는 인접국에 전가됐다”고 비판한다. 그린피스는 “원전 사고로 생성된 방사성 폐기물의 해양 방류는 전례 없는 일로 해양 생태계와 인류의 안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경원 김지훈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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