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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과 미국의 이중 악재에 짓눌린 한국 경제

중국 부동산 위기는 금융 전이 조짐
美 강달러는 외환·투자에 악영향
복합적이고 다각적인 대응 나서야

국민일보DB

중국의 부동산발 위기와 미국의 긴축 정책 유지에 따른 고금리·강달러 현상이라는 이중 악재에 한국 경제가 짓눌리고 있다. 중국 민간 최대 부동산 업체 비구이위안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는 부동산 대기업 헝다 그룹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함에 따라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 여기에 중국 최대 신탁회사 중룽국제신탁이 수십 개 투자신탁 상품의 이자 지급 및 원금 환매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부동산발 위기가 금융까지 전이된 모양새다.

미국의 상황은 중국과 정반대로 과열이 걱정이다. 각종 지표 호조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추가 긴축을 시사해 시장 금리의 기준이 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원·달러 환율은 불과 한 달 전에 비해 최대 70원 넘게 급등(원화가치 하락)하는 등 강달러가 위세를 떨치고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주요 2개국(G2) 경제의 급변은 우리 실물 및 외환시장에 커다란 후폭풍을 가져온다. 당장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업황이 악화되면 중국 내수시장 및 제조업이 침체되고 결국 한국의 소비재 및 중간재 수출에 직격탄이 된다. 한국은행이 오는 24일 수정 경제 전망 발표에서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1.4%에서 또다시 하향 조정할지 고심할 정도로 중국의 경기 둔화 장기화는 국내 거시경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강달러 현상으로 금리 인하와 같은 경기 부양책을 꺼내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을 키우고 수입물가 급등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미·중의 경제 악재는 방향성이 전혀 다른 만큼 당국의 조치가 치밀하고 섬세해야 한다. 하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최근까지 “경제의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20일 거시경제 금융현안 간담회에선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노출 규모가 작아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미·중 경제의 파급효과가 복합적이란 점에서 당국의 상황 인식과 대응 태도가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생각이다. 환율 안정을 위해 무역수지 흑자 기조를 정착시키는 데 총력을 다하고 고금리 국면에서 가계부채를 제대로 관리하는 등 다각적 대응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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