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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청탁금지법 선물 가액 상향

라동철 논설위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은 공직사회의 청렴성을 높이기 위한 법이다.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 청탁과 이들의 부당한 금품 수수를 규제해 공정한 직무 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취지로 제정해 2016년 9월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발의해 ‘김영란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은 처음에는 공직자만 적용 대상이었으나 입법 과정에서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 등이 추가됐다.

청탁금지법은 한 번에 100만원(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형사처벌이나 과태료 처분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교·의례 또는 부조 목적의 금품 수수도 제한하고 있는데 허용 가액은 시행령으로 정하고 있다. 식사·다과·주류·음료 등 음식물은 시행 초기부터 3만원이고 경조사비는 10만원에서 5만원(화환·조화로 대신할 경우 10만원)으로 줄었다. 선물은 5만원이나 농수산물이나 농수산가공품에 한해 상향 조정됐다. 2017년 12월 10만원으로 뛰었고 2022년 1월부터는 설·추석 명절에 한해 두 배(20만원)로 올렸다. 관련 업계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명분을 내걸었으나 법의 취지에는 역행한다는 지적은 지금도 여전하다. 아무런 대가도 기대하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10만원·20만원 상당의 선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농수산물 선물이 청탁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그런데도 국민의힘과 정부는 18일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을 15만원으로 더 높이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에 합의했다. 명절에는 가액이 두배이니 이르면 올 추석부터는 30만원 상당의 선물도 가능해진다. 당정은 또 온라인·모바일 상품권과 문화관람권을 허용 선물 범위에 포함시키로 했다. 이번에도 관련 업계 지원 필요성을 내세웠지만 꺼림칙하다. 공직사회 등의 청렴성과 직무 공정성을 해칠 수도 있는 이런 수단말고는 마땅한 지원책이 없단 말인가.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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