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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내부 정보 이용하고 고객 몰래 계좌 개설… 뻔뻔한 은행들


은행원들의 불법과 비리가 잇따라 적발됐다. KB국민은행 직원들은 업무상 알게 된 고객사들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27억원의 주식 매매 차익을 챙겼다. 고객사들의 전자증권 등록·발행 업무를 대행해주는 과정에서 알게 된 무상증자 일정 정보 등을 활용해 공시 전에 주식을 산 뒤 주가가 오르면 파는 식으로 차익을 거뒀다. 담당 은행원들은 미공개 정보를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은 물론 동료와 친척, 지인들에게도 흘려줬다. 리딩뱅크를 자처하는 국민은행 내부에서 모럴 해저드를 넘어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불법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시중은행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DGB대구은행은 고객 동의를 받지 않은 증권계좌를 1000여건 개설한 사실이 드러났다. 고객들에게 증권계좌 개설을 권유한 뒤 고객이 작성한 계좌개설 신청서를 몰래 복사해 또 다른 증권사 계좌를 개설하는 수법으로 증권계좌를 늘려 나갔다. 실적 달성을 위해 고객 계좌를 임의 개설한 직원들이 100여명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대구은행 내에서는 오랜 관행으로 굳어져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은행은 시장과 고객의 신뢰를 기반으로 존재한다. 주식시장에 공시하기도 전에 무상증자 일정 등 내부 정보를 빼돌린다면 어떤 기업이 그 은행에 업무를 맡기겠는가. 신청하지도 않은 증권계좌가 나도 모르게 개설된 사실을 알게 된 고객들이 그 은행을 어떻게 신뢰하겠는가. 자신들의 실적을 채우기 위해 고객의 뒤통수를 치는 일이 이것 말고 또 없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이런 일들이 은행 내부에서 공공연하게 조직적으로 벌어졌다는 점이 놀랍기만 하다.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고객을 배신하고 시장 신뢰를 훼손하는 은행 직원들의 불법과 비리는 엄단하고, 구멍 난 통제 시스템은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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