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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 찾고 싶은 섬, 외면 받는 섬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는 ‘그 섬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솟게 하는 아름다운 섬들이 즐비하다. 2021년 행정안전부 기준으로 3382개의 섬을 국토에 포함하고 있어 세계 4번째 다도국의 반열에 올라 있다. 유인도도 464개나 된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섬의 날’이 2018년 국가기념일로 법제화되고, 2020년부터 매년 8월 8일 ‘섬의 날’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8월 8일로 정해진 것은 8이 섬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8=∞)을 상징하고 기억하기 쉬운 날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1회 전남 목포, 2회 경남 통영, 3회 전북 군산에 이어 올해 ‘섬의 날’ 행사는 경북 울릉군에서 8~11일 개최된다. 육지가 아닌 섬에서 처음 열리게 돼 의미가 깊다.

울릉도는 올해 행정안전부 선정 ‘찾아가고 싶은 여름섬’ 5곳에도 포함됐다. 인천 옹진의 대이작도·소이작도, 전북 군산의 말도·명도·방축도, 전남 신안의 도초도, 충남 보령의 삽시도도 함께 뽑혔다.

울릉도는 화산활동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화구가 함몰된 나리분지와 알봉분지 역시 화산섬을 즐기는 묘미다. 기암 3대 비경에서도 매력을 찾을 수 있다. 삼선암은 원래 울릉도에 붙어 있던 바위가 시간이 지나며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세 명의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놀다가 돌아갈 시간을 놓쳐 삼선암이 됐다는 전설도 품고 있다. 관음쌍굴은 파도의 침식에 의해 생긴 높이 14m, 두 개의 해식동굴이다. 코끼리바위는 커다란 바위에 구멍이 생겨 흡사 코를 바다에 담그고 물을 마시는 코끼리 형상을 한 주상절리다.

대·소이작도는 조선 초까지 해적이 은거했다는 섬이다. 200m 거리로 나뉘어 있는 형제섬이다. 섬 높이는 190m가 채 안 된다. 맑은 공기와 푸른 바다 주변으로 아름다운 해변과 트레킹 코스가 있어 섬 산을 오르며 구경하는 재미도 특별하다. 평소 바다 밑에 잠겨 있다가 썰물 때만 드러나는 널따란 모래사장 ‘풀등’이 이색적이다.

말도·명도·방축도를 찾으면 여러 섬이 가지는 특색을 한 번에 구경하기 좋다. 방축도는 고군산군도 끝자락에 위치해 방파제 역할을 한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출렁다리가 방축도와 무인섬 광대도를 연결한다. 출렁다리 위에 서면 독립문바위와 수려한 경관을 마주하게 된다. 명도는 해와 달이 합쳐진 듯 물이 맑아 이름을 얻었다. 명도에서 더 나아가면 말도다. 고군산군도 맨 끝에 위치해 말 그대로 ‘끝섬’이다. 말도의 천년송과 천연기념물 습곡지형 등은 때 묻지 않은 자연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도초도는 영화 ‘자산어보’의 촬영지다.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이나 간척지에서 재배한 시금치는 도초도의 인기 상품이다. 모래사장이 반원형으로 둥글게 펼쳐진 시목해수욕장은 넓고 물이 깨끗해 가족 단위 피서를 즐기기에 좋다. 하나하나 모두 가보고 싶은 소중한 섬이다.

반면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고 싶지 않은 섬’으로 외면받는 곳도 있다. 대한민국 대표 여행지로, 서민들에겐 꿈의 관광지인 제주도다. 이유는 과거의 제주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나운 인심과 바가지 상혼이 대표적이다. 항공료와 현지 숙박·외식 등 여행비용이 제주도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아예 일본이나 동남아 등 해외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아졌다.

제주도는 과거 이국적 분위기에 인기를 끌었지만 해외여행이 자유로운 시대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국민에게서 멀어지면 여행지로서 제주의 미래는 암울하다. 한 번 방문한 여행객이 다시 찾게 만드는 업계 종사자들의 마인드 전환이 절실하다.

남호철 문화체육부 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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