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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또 수사 검사 공개… 좌표찍기 아니면 무엇인가

8개월간 도피 끝에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그룹의 대북 송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소속 검사 4명의 실명을 담은 홍보전단을 배포했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억지로 혐의를 씌우기 위해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을 불법적으로 회유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설명이 수사 중인 현직 검사의 이름을 공개하고 전단으로 만들어 뿌리는 이유로는 충분치 않다. 보다 명확한 설명이 없다면 개딸이라는 강성 지지자들을 향한 좌표찍기에 불과하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의 수사 검사 실명 공개는 처음도 아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이 대표 관련 수사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8개부’라는 제목으로 검사 16명의 이름, 소속, 사진이 담긴 명단을 배포했다. 동시에 대변인까지 나서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에 검사 중 누가 나서는지 국민이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부 강성 지지자를 제외하면 호응은 없었다. 오히려 불필요한 퍼포먼스라는 여론이 거셌다.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당내에서조차 당장 그만두라는 반론이 나왔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7개월 만에 같은 일을 벌였다. 피의자 불법 회유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납득이 어렵다. 김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니라 법정최고형이 낮은 외국환거래법으로 기소해 현행법으로 인정되지 않는 플리바기닝이 의심된다는 것인데, 근거가 부족한데다 검찰의 반박이 더 논리적이다. 심지어 이번에 밝힌 수원지검 검사장 등의 이름은 지난해 12월 명단에도 들어 있다. 댓글이나 SNS 문자로 검찰을 압박하라고 강성 지지자에게 호소하는 것 말고는 다른 이유를 생각할 여지가 없다.

사실 민주당이 공개한 검사 이름은 비밀도 아니다. 모든 형사사건 공소장과 판결문에는 수사 검사의 이름이 적혀 있다. 수원지검의 검사장, 차장검사와 형사6부 부장검사의 이름은 한두 번의 클릭으로 찾을 수 있다. 정상적인 사법 시스템에서는 비밀이 될 수 없는 기본 정보인 것이다. 민주당은 무리한 정치 공세를 중단해야 한다. 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비정상적으로 길다고 생각하는 사람마저 민주당의 계속되는 강변에 귀를 닫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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