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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실존적 위협, 기후변화

라동철 논설위원


지구촌 곳곳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유럽과 중동, 미국, 동아시아 등 지역을 가리지 않고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훌쩍 웃도는 극한 기후에 시달리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가 43도, 이탈리아 로마가 42도, 이집트 아스완은 45도까지 기온이 치솟았다. 중국도 신장위구르자치구 싼바오 지역이 이달 중순 52.5도를 기록, 중국 역대 최고 기온을 갈아치웠다. 미국도 전역이 찜통더위에 파묻혀 있다. 캘리포니아주 남동부에 위치한 협곡 데스밸리는 연일 50도를 웃돌고 있고,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은 29일(현지시간)까지 29일간 연속 43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상 고온의 영향으로 세계 각지에서 온열 질환 환자와 사망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그리스는 땅과 나무가 바짝 말라 전국에서 3주째 산불이 확산되고 있고, 미국 피닉스에서는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이 말라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이상 고온 관련 백악관 대책회의를 마친 후 대국민 연설에서 ‘기후변화는 실존적 위협’이라고 했는데 고개가 끄덕여진다. 실존적 위협은 인류 멸망을 초래할 수 있는 사건이나 위험을 일컫는데 기후변화는 핵전쟁, 거대 소행성과의 충돌, 통제 불능의 인공지능(AI) 등과 함께 결코 빠뜨릴 수 없는 중대 위협이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올해 초 발표한 ‘2023 글로벌 위험 보고서’에서 향후 10년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최대 위험 요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10개가 제시됐는데 기후변화 완화 실패(1위), 기후변화 적응 실패(2위), 자연재해 및 극단적 기상 현황(3위) 등이 최상위권이었다.

극지방과 대륙 고산지대의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해수면이 상승하고 폭염과 극한 호우, 이상 한파 등 기상 재앙들이 갈수록 빈발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몰고 올 암울한 미래에 대한 경고가 쏟아진 지 오래지만 인류의 대응은 여전히 더디기만하다. 되돌릴 수 없는 임계점이 오기 전 세계 각국이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직시하고 적극 대응해야 할텐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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