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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권 보호, 일선 교사들 목소리에서 해법 찾으라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를 찾은 추모객들이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 교사를 추모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2년 차 교사의 극단적 선택 이후 교육 당국과 정치권,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교권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일선 교육 현장에서 학생, 학부모 등의 교권 침해 행위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는 교사들의 하소연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는데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교사 10명 중 9명이 최근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 있고, 4명 중 1명은 교권 침해와 관련해 정신과 치료나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는 내용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겪고 있는 고충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교사들 대부분이 교직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학교 교육이 제대로 이뤄질 리 없다. 교사가 불행하면 배우는 학생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교권 보호는 교사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명감을 가진 교사들이 소신을 갖고 학생을 가르치고 지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 현장의 교권 침해 실태를 있는 그대로 파악할 때 제대로 된 해법이 나올 수 있다. 교육 당국과 정치권이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타당한 요구는 적극 수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한국교총이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해 27일 공개한 교권 침해 인식 설문조사 결과는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5~26일에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등 3만2961명이 참여한 결과인데, 99%는 자신을 감정근로자라고 여기고 있었고 가장 스트레스를 느끼는 대상으로는 학부모(66.1%)를 꼽았다. 민원 스트레스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교사가 전체 응답자의 97.9%였다. 응답자의 99.8%는 관할 교육청이 허위·반복 민원이나 신고에 대해 무고나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당한 교육 활동을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99.8%가 동의했다. 아동학대로 신고만 돼도 교사를 즉시 분리하거나 직위해제하는 절차를 폐지해야 한다(93.9%)는 응답률도 높았다.

교육부는 다음 달 교권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는데 일선 교사들의 의견을 참고해 실효성 있는 방안을 내놓기 바란다. 이주호 장관과 초등교사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이 26일 가진 간담회에서 거론된 학부모의 악의적인 아동학대 신고 시 면책, 민원 제기 시스템 개선, 교권보호위원회 활성화와 역할 강화 등의 대책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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