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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경제에 고민을 안긴 불황형 성장 모습

연합뉴스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6% 올랐다고 한국은행이 25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0.3%) 이후 두 분기 연속 상승이고 올 1분기(0.3%)보다 성장률이 대폭 높아졌다. 상반기 경제 성장률은 0.9%로 한은 전망치(0.8%)를 상회했다. 언뜻 경제가 예상보다 좋아진 듯 보인다. 그런데 내용을 뜯어보면 안심할 게 못 된다. 거시경제의 주축인 수출 소비 투자가 모두 후퇴한 상황에서 나타난 ‘불황형 성장’ 형태여서 우리 경제에 고민과 부담이 더 커졌다고 보는 게 옳다.

민간소비는 0.1% 줄었고 설비투자도 0.2% 뒷걸음쳤다. 수출 증가율은 -1.8%에 정부소비(-1.9%)는 22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이런데도 플러스 성장이 가능한 것은 수입 급감이라는 ‘웃픈’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실질 GDP는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의 합인데,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4.2%)이 더 큰 바람에 순수출(수출-수입)이 늘며 성장에 이르렀다. 기업과 가계의 역량으로 경제가 나아진 게 아니라 경기 부진에 따른 수입 비용 감소가 일종의 착시 현상을 만든 것이다.

한은은 수출 감소세 둔화 등으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 했지만 대내외 여건은 만만치 않다. 지난달 무역수지가 16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달 1∼20일 수출은 -15.2%로 감소폭이 다시 커졌고 무역적자도 14억 달러에 달했다.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부진한 탓이 크다. 소비도 폭우 영향, 생활물가 급등세, 가계부채 증가 등에 막혀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이날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1.4%로 하향 전망했는데 5차례 연속 성장률 전망치를 내릴 정도로 한국 경제를 불안하게 보고 있다. 정부의 긴축 기조로 재정을 통한 부양도 쉽지 않다. 결국 경제가 활력을 얻으려면 기업이 뛰고 가계가 돈을 써야 한다. 정부가 투자와 수출의 장애가 되는 각종 규제를 풀고 소비 활성화를 위한 생활물가 안정, 부채 연착륙 대책에 나서는 게 답이다. 당연한 해법이라 해도 각계의 이해관계가 복잡해 진전이 어렵다고 한다. 이런 난관을 뚫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그러라고 국민이 세금을 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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