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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정 위원장의 황당한 외유… 언제까지 이런 꼴 봐야 하나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6월 15일 민주당 방중단 소속으로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의원들의 무책임과 직무유기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의 이번 해외출장 건은 그 흑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듯하다. 박 의원은 민주당 의원 3명과 함께 23일 베트남과 라오스 출장길에 올랐다. 의원 외교를 하러 갔다는데, 누구누구를 만나는 일정이란 설명만 있을 뿐 어떤 안건과 이슈를 논의하러 갔다는 이야기가 없다. 외교를 빙자한 외유가 아닌지 의심케 하는 출장은 극한호우에 많은 인명 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한 상황에서 강행됐다. 더욱 놀랍게도 박 의원은 수해 관련 입법을 담당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국회에 수해 대응의 최전선이 있다면, 그것은 환노위원장의 책상이다. 그가 의사봉을 두들겨야 수해 예방을 위한 법안이 통과되고, 수해 복구를 위한 지원 입법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여름 30여명이 목숨을 잃은 수해 이후 환노위에는 관련 법안이 숱하게 올라왔다. 지방하천의 안전을 확보하는 하천관리법 개정안, 도시 홍수를 예방하자는 도시하천 침수방지법 제정안 등 열네 건 중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았다. 이 법안들의 심의를 책임지는 환노위원장이 직무를 유기한 셈이다. 그렇게 1년을 허송해 다시 수해가 닥쳤는데, 여야가 7월 중 조속히 수해 입법을 처리키로 한 상황에서 박 위원장은 돌연 비행기를 탔다. 사전 예방 입법을 1년 동안 뭉개더니 시급한 사후 입법마저 나 몰라라 했다.

환노위는 28일 전체회의가 잡혀 있다. 그날 법안을 통과시켜야 본회의에 상정되는데, 박 위원장 귀국 예정일이 28일이었다. 회의에 올라올 법안의 조율과 점검은 팽개친 채 그날 귀국해 의사봉만 두들기려 한 것이다. 그럴 거면 거수기를 놔두지 왜 비싼 월급 주며 국회의원을 두나. 민주당에서조차 “사리분별을 못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정을 앞당겨 귀국키로 했다지만, 도대체 언제까지 사리도 분별하지 못하는 이들을 그 자리에 앉혀둬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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