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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구명조끼도 주지 않고 급류에서 수색 작업시킨 해병대

지난 19일 오전 경북 예천군 호명면서 수색하던 해병대원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가운데 해병대 전우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고 실종자 수색 작업에 투입된 스무살 해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 수색 작업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은 군의 안전 불감증이 개탄스럽다.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난 경북 예천 내성천은 상륙장갑차가 버티지 못할 정도로 물살이 거셌다. 실종된 해병이 수색 작업에 투입된 하류 지역 보문교 인근도 유속이 빨라 젊은 병사들조차 물살을 이기기 쉽지 않았다. 수색작업을 위해 흙탕물로 변한 강으로 뛰어든 동료 해병 3명이 나란히 손을 잡아야 할 만큼 위력적인 물살이었다. 강바닥이 갑자기 푹 꺼지는 곳에서 해병들은 손을 놓쳤고, 이 중 2명은 가까스로 헤엄쳐 나왔지만 채수근 상병은 끝내 급류를 빠져나오지 못했다. 탁류에 떠내려간 그의 시신은 실종된 지 14시간 만에 5.8㎞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안전 장비도 갖추지 않은 병사들이 무리한 수색 작업에 투입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 소방당국이 요청한 수색 범위는 하천변이었다고 하는데 굳이 급류지역에서 수중 수색을 강행한 이유는 뭔가.

국방부는 2021년 개정한 재난관리훈령을 통해 민간의 재난 복구 지원도 군내 재난과 같은 수준으로 격상하고 대민 지원을 강화했다. 기존의 육군 재난구조부대와 해병대의 재난신속대응부대를 통합하고 지휘통제권을 합참으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합참과 각 군, 예하 부대들이 지켜야 할 재난대응 매뉴얼과 체크리스트를 작성 배포했다. 해병대도 당연히 재난현장조치 매뉴얼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런 매뉴얼과 체크리스트는 채상병을 위험한 수색작업으로부터 지켜주지 못했다.

군이 민간의 재난 현장에 병력과 장비를 투입해 구조활동을 벌이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군은 지난해에도 강원·경북, 밀양·울진 등의 대형 산불 진화를 도왔고 집중호우로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국방부는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재난관리평가에서 최근 3년 연속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국방부는 구조 활동에 투입된 군인들의 생명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행여 무리한 수색 작업의 원인이 지휘관들의 실적 경쟁 탓이었다면 엄중 문책하고, 이를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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