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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관할 떠넘기기 없게 물 관리 체계 확 뜯어고쳐야

지난 16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버스 등 침수 차량에 대한 인명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에게 관리 주체가 구청인지 시청인지 도청인지, 아니면 국토교통부인지 환경부인지 행정안전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소방인지 경찰인지도 마찬가지다. 어디든 위험을 인지해 신고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국가가 체계적으로 정리해 위험을 막아주길 바란다. 안전한 국가의 잘 갖춰진 시스템이란 그런 것일 게다. 그러나 이번 충북 청주시 흥덕구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에 대한 국가의 대응은 국민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모두 우리 관할이 아니라며 남 탓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침수 사고의 원인인 미호강 관리 부실은 책임지겠다는 곳이 없다. ‘물 행정’의 주체가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인데 더 이상 관할 떠넘기기가 없도록 이참에 관리 시스템을 확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미호천교 증설공사 현장 옆 임시 제방이 폭우로 불어난 미호강 유량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미호강은 국가 재정을 들여 관리되는 국가 하천으로 관리 책임은 환경부에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국가 하천 중 5대강 본류와 경인 아라뱃길 등 일부만 직접 관리하고 나머지는 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한다. 미호강 역시 환경부가 충북도에 위임하고, 충북도는 다시 청주시에 재위임했다. 그러다 보니 관리 책임을 놓고 환경부와 지자체가 핑퐁게임을 하는 상황이다.

범람의 직접 원인인 임시 제방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주관하는 미호천교 증설공사 과정에서 지어졌다. 그런데 이 공사의 하천점용 허가권은 청주시가 아닌, 환경부 산하 금강유역환경청이 갖고 있다. 청주시는 사고 구간 일대는 공사 허가를 내준 환경부가 관리해야 한다고 하고, 환경부는 전반적인 제방 관리는 지자체 책임이라고 한다. 책임 공방을 듣고 있는 국민은 분통이 터질 노릇이다.

하천 관리 업무는 지난해 1월 물관리 일원화에 따라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됐다. 환경보호와 자원관리를 주로 해오던 환경부가 수해 관리를 잘할 수 있을지 우려가 많았다. 물관리 일원화가 됐음에도 실제로는 행안부 해양수산부 등 여러 부처에서 관계법령에 따라 업무를 분담 수행해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번 사고로 하천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수해 우려가 큰 지방 하천은 중앙정부가 직접 관리하자는 방안도 나온다. 기상 이변으로 예년보다 더 길고 많은 양을 퍼붓는 폭우는 매년 되풀이될 것이다. 정부는 지류 지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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