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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기준금리 동결, 경기회복 계기 삼되 가계대출 주시하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3일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 2·4·5월에 이은 4연속 동결인데 물가 안정보다는 경기 회복에 방점을 찍은 조치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 긴축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인 물가상승률이 진정세인 반면, 수출과 내수 회복 지연으로 하반기 경기 회복은 불안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은은 이번 금리 동결을 하반기 경기 회복의 계기로 삼되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에 힘을 써야 할 것이다.

한은의 금리 동결에는 불안한 경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경기 반등, 이른바 ‘상저하고’ 흐름은 불투명하다. 기획재정부는 이달 초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0.2% 포인트 낮췄다. 앞서 한은 역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기대보다 작다며 전망치를 1.4%까지 내린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승과 예금 인출 사태도 동결의 근거가 됐다. 반면 물가상승 압력은 눈에 띄게 줄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7% 올랐는데, 2%대 상승률은 2021년 9월(2.4%)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의 4연속 동결에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금리 인하 시점을 논하는데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를 고려하면 시기상조다. 지난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잔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라 우려스럽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와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 등으로 주택 구입 및 전세자금 수요가 늘어난 까닭이다. 당국은 주택시장 투기 수요로 인한 과열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는데, 가계대출 증가세를 예의 주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가계부채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에 대비해 정교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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