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지질학자들 “캐나다 호수가 ‘인류세’ 증거”… 내년 공식화 전망

크로퍼드 호수 퇴적물에 플루토늄
“인류세 도래했다는 명확한 지표”

과학자들이 지난 4월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크로퍼드 호수 바닥에서 채취한 퇴적층에 ‘인류세(Anthropocene)’의 흔적이 뚜렷하게 형성돼 있다. 인류세는 인류 활동으로 인해 지구 환경이 비가역적으로 변화한 지질 시대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전 세계 지질학자들로 구성된 인류세실무그룹(AWG)은 11일(현지시간) 크로퍼드 호수의 지층을 인류세 시대의 시작을 보여주는 증거로 지정했다. AFP연합뉴스

핵실험 등 인류 활동으로 지구 환경이 바뀌어 나타난 새로운 지질시대를 뜻하는 ‘인류세(Anthropocene)’가 공식화될 전망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크로퍼드 호수가 인류세가 도래했음을 보여주는 대표 지층으로 선정됐다.

1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전 세계 지질학자 30여명으로 구성된 인류세실무그룹(AWG)은 이날 인류세의 대표 지층인 ‘국제표준층서구역’으로 크로퍼드 호수를 선정하고, 1950년대 수소폭탄 실험과 방사능 낙진에 따라 방출돼 전 지구에 흔적을 남긴 ‘플루토늄’을 주요 마커(표지)로 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지질학계가 인류세 공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2009년 출범시킨 AWG는 지난해부터 오스트레일리아의 플린더스 산호초, 남극 파머빙하의 코어(얼음기둥) 등 12개 후보지를 검토해 왔다.

‘인류(anthropos)’와 ‘시대(cene)’의 합성어인 ‘인류세’는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을 나타내기 위해 도입을 검토 중인 지질 시대로, 아직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개념이다.

현재는 지구 역사에서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약 1만1700년 전부터 신생대 제4기의 마지막인 ‘홀로세(Holocene)’ 시대로 분류된다. 이번 발견에 따라 인류세의 첫 번째 시대(Age)는 크로퍼드 호수의 이름을 따 ‘크로퍼드절(Crawfordian)’로 불릴 수 있다. 즉 인류세가 공식적으로 인정되면 인류는 홀로세를 끝내고 ‘신생대 제4기 인류세 크로퍼드절’에 살게 된다.

AWG는 크로퍼드 호수 퇴적물 표본에서 플루토늄과 기타 증거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AWG 위원장인 콜린 워터스 영국 레스터대 명예교수는 “1950년대 핵실험 과정에서 나온 플루토늄이 인류세 도래를 보여주는 ‘매우 명확한 지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AWG는 올여름 국제층서학위원회(ICS) 산하 제4기 층서소위원회에 인류세 공식화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인류세 공인안은 소위원회와 ICS의 투표를 차례로 거친 뒤 내년 8월 부산 국제지질학총회에서 최종 비준될 예정이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