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아직도 이렇게 짓다니… LH와 GS건설의 총체적 부실 공사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현장. 연합뉴스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신축 현장의 주차장 붕괴는 총체적 부실이 낳은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감리·시공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었다. 이렇게 짓다가 무너진 곳에서 인명 피해가 없었던 것은 천운이다. 붕괴한 지하주차장 상부는 어린이 놀이터가 조성되고 있었다. 만약 입주 후에 무너졌다면 끔찍한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은 현장이었다. 주택 건설 분야의 대표적 공기업과 대기업이 책임진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만도 황당한데,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5일 발표한 사고 원인은 더욱 충격적이다.

애당초 설계부터 잘못돼 있었다. 사고 지점의 모든 기둥에 철근(전단보강근)을 넣어야 한다는 구조 계산 결과를 설계도에 옮기면서 전체 32개 중 15개를 철근이 필요 없는 기둥으로 잘못 표기했다. 보 없이 기둥을 강화해 하중을 견디는 무량판 구조물에서 상상할 수 없는 도면이 만들어진 것인데, 124억원에 감리를 맡은 업체는 이를 걸러내지 못한 채 설계도를 승인했다. 설계 과정에서 절반 가까운 기둥의 철근이 누락된 데 더해 시공 과정에선 그나마 철근을 넣도록 도면에 표기된 기둥마저 다시 절반 가까이 철근이 빠진 채 세워졌다. 콘크리트 강도도 설계 기준보다 30% 낮았고, 주차장 상부의 흙도 설계보다 두 배 높게 쌓아 기둥에 더 큰 하중이 가해지게 했다.

설계는 엉터리였고, 감리는 하나마나였고, 시공은 제멋대로였다. 도저히 무너지지 않을 수 없게 지은 터라 입주하기 전에, 작업자가 없는 심야에 무너진 걸 다행이라 여겨야 할 판이다. 붕괴한 주차장은 지난해 1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이후 건설현장 특별안전점검이 진행될 때 한창 짓고 있었다. 부실 공사의 처참한 최후를 보면서, 그에 따른 안전점검을 받으면서 지은 아파트마저 총체적 부실덩어리였다는 사실은 우리 생명을 노리는 흉기 같은 건물이 지금도 어디선가 지어지고 있으리라 짐작케 한다. 원희룡 장관이 예고했듯 국토부는 LH와 GS건설에 응분의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설계·감리 업체가 모두 LH 전관을 영입한 곳이란 지적 등 부실의 배경이 됐을 만한 요소를 철저히 파헤쳐야 하고, LH와 GS건설의 모든 현장에 대한 고강도 점검을 벌여야 하며, 부실 공사란 고질병이 다시는 고개를 들지 못하도록 혹독한 대가의 선례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자세로 그것을 해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