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칼럼 > 샛강에서

[샛강에서] 책 읽는 그리스도인 시즌2를 기대하며

우성규 종교부 차장


1.0권.

지난해 한국교회 성도들이 성경이나 신앙잡지 이외에 1년간 읽은 신앙서적 평균 권수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는 2012년부터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의식조사를 5년 단위로 이어오고 있다.

이는 1998년 옥한흠 이동원 하용조 목사 등 한국의 대표적 복음주의 목회자와 신학생들의 네트워크인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한미준)에서 시작한 통계 조사를 이어받은 것으로, 모두 합치면 사반세기 한국교회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아주 유용한 자료다.

신앙서적 독서부문만 따로 분석해 보면 한국교회의 성도들은 평균적으로 1998년 1.7권, 2004년 1.7권, 2012년 0.9권, 2017년 1.0권, 2022년 1.0권을 읽었다고 답했다. 1년에 1권이 많은 수는 아니지만, 아예 신앙서적을 읽지 않는다고 답한 이들은 차차 줄고 있다. 2012년 60.7%에서 2017년 58.4%, 또다시 2022년엔 54.1%로 우하향 추세다.

목회자들은 어떨까. 한목협은 지난 1~2월 목회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해 한국교회 담임목사 802명을 유효 표본으로 교회 규모별 비례 할당 추출 기법을 통해 목회자 조사를 실시했다. 역시 신앙서적 독서부문만 분석해 보면 목회자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신앙서적을 평균 2.9권 읽었다고 답했다. 일반서적은 평균 1.9권이었다. 1년 단위로 환산하면 목회자들은 연평균 34.8권의 신앙서적과 22.8권의 일반서적을 읽는 셈이다. 질문 기법에 따라 조사 결과는 늘 달라질 수 있지만, 성도들과 견줘 목회자의 독서량이 월등한 건 사실이다. 49세 이하 젊은 목회자와 500명 이상 교회의 목회자에서 평균 독서 권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국민일보 더미션의 ‘책 읽는 그리스도인’ 시리즈 기사는 이런 간극을 메우고자 지난해 5월 시작했다. 시간과 열정을 바쳐 교회 독서모임 여러 개를 동시에 이끄는 ‘읽기:록’의 저자 서자선 집사, 한 달에 한 권씩 한줄평을 곁들여 이달의 도서를 추천하는 한국교회 대표 강해설교가인 박영선 서울 남포교회 원로목사, 기독출판 매출 1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전면적 디지털 플랫폼 구축 서비스를 시작한 두란노서원의 두플러스, 일반 성도 5인의 성경 읽기 경험담을 담은 ‘읽다, 살다’의 저자들 등을 5주 간격으로 1년 넘게 소개했다. 한국교회 성도들이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Fides quaerens intellectum)’에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책 읽는 그리스도인’ 6회 취재에 응한 류호준 전 백석대 신학대학원장은 한국교회 갱생의 길이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신학은 교수나 목사만 하는 거고, 우리 성도들은 주일날 교회에 가서 예배만 드리면 되지’ 하는 반(反)지성적 트렌드가 한국교회에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성과 논리와 질문을 두려워하지 않고 합리적 이해를 추구하는 신앙, 그 공부가 우리를 형성(Formation)한다고 밝혔다. 예수님을 통해 이런 정보(Information)를 다시 포메이션(Reformation)하고 궁극적으로 변화된 길(Transformation)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성경 그 자체만으로도 읽어야 할 분량이 꽤 된다. 두껍고 만만치 않은 성경이기에 이를 세세하게 풀어줄 길잡이로서의 신앙서적 읽기가 필요하다. 주일에 39분가량 듣는 설교만으로는 부족하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 소그룹 독서를 통해 신앙의 지평을 넓히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하반기 지면 개편으로 ‘책 읽는 그리스도인’ 시리즈는 잠시 휴지기를 갖지만, 디지털 기법을 동원한 더욱 강력한 버전으로 독자들과의 시즌2 만남을 준비할 예정이다.

우성규 종교부 차장 mainpor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