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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강도 인적 쇄신 통해 ‘제대로 일하는 공직사회’ 만들라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신임 차관급 13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통상 국무총리가 맡던 차관 임명장 수여식을 직접 주관하고 오찬도 함께했다. 이번 인사에서 교체된 국무위원은 통일부 장관 한 명뿐이지만, 기획재정부부터 문화체육관광부까지 11개 부처 차관이 대거 바뀌면서 윤석열정부의 첫 ‘개각’으로 평가되고 있다. 차관을 대거 물갈이하고, 그중 5명을 대통령실 비서관들로 채우고, 그 인사에 이렇게 무게를 싣는 의도는 무척 뚜렷하다. 지난 5월 대통령의 “공직사회 복지부동” 지적과 함께 단행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교체, 지난달 “이권 카르텔” 언급과 함께 이뤄진 교육부 국장 교체의 연장선에 있다. 일련의 인사는 윤석열정부 국정 방향이 각 부처의 실무 추진 과정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 고강도 쇄신이 필요한 상황임을 말해준다. 대통령이 공직사회 수술에 나선 것이다.

이런 처방을 꺼내야 했을 만큼 공직사회는 심각한 문제를 여러 차례 노출했다. 산업부는 태양광 비리 복마전에 전·현직 직원들이 직접 연루돼 수사를 받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 입시를 관리하는 간부가 사교육 업계와 사실상 결탁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휘말렸다. 최근의 ‘유령 아기’ 사태는 보건복지부의 부실한 출생아 관리 실태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나면서 불거진 것이다. 고용노동부의 어설펐던 근로시간 개편 작업은 정부의 3대 개혁 중 하나인 노동개혁의 동력을 크게 떨어뜨렸다. 윤 대통령은 “버티다 보면 정권이 바뀔 거라 생각하는 공무원은 정부가 아니라 국회로 가야 한다”거나 “부패한 이권 카르텔과 가차 없이 싸워 달라”는 직설적 표현을 동원해 신임 차관들에게 변화를 주문했다. 공무원들이 움직이려 들지 않고 기득권에 물든 상황에선 경제 위기 극복도, 사회적 혁신도 공허한 구호일 뿐이다. 공직사회의 과감한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

국립대학 사무국장 인사 관행의 개편 과정에서 보듯 대통령의 지시마저 각 부처에 내려가선 공무원들 입맛에 맞게 변형되고 왜곡되는 상황이 빚어진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서둘러 바로잡는 빠른 길은 고강도 인적 쇄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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