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 “동성애자의 요청을 종교적 신념 따라 거부할 자유도 보장돼야”

미국 연방대법원이 최근 동성애자의 요청을 종교적 신념에 따라 거부할 자유도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로 그동안 “포괄적 차별금지법(차금법)을 반대하는 이유가 차별하려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애를 반대할 자유도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외쳐온 국내 교계의 ‘차금법 반대 논리’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대법관 6대 3의 의견으로 로리 스미스씨가 낸 헌법 소원에 손을 들어줬다.

스미스씨는 콜로라도주에서 웹 디자이너로 활동하는 기독교 신자다. 그는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반하는 동성혼 커플용 웹 사이트 제작을 주 정부가 주법을 들어 강요했다며 헌법 소원을 냈다. 수정헌법 1조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취지다. 대중을 상대하는 사업장에서 동성 커플의 작업 요청을 거부할 경우 주법에 따라 벌금이 부과돼 사업을 계속 이어가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는 차금법의 쟁점이 차별 용인이 아니라 신념과 양심에 따라 거부할 수 있는 기본권 침해에 있다고 주장해 온 국내 교계 및 기독시민단체의 입장과도 상통한다.

앞서 차금법의 문제점을 알려온 교계·시민단체연합 ‘진정한 평등을 바라며 나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전국연합’(진평연)은 성명 등을 통해 “현재 입법 논의 중인 차금법과 평등법이 통과되면, 동성애에 대한 정당한 비판조차 법적 제재를 당해 표현, 양심, 종교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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