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필수분야 수가 조정 필요… 근본 대책은 의대 정원 확대다

뉴시스

지난달 서울에서 다섯 살 아이가 응급실을 헤매다 사망했다. 지방은 사정이 더 심각하다. 새벽에 고열에 시달리는 아이를 둘러업고 소아과 ‘오픈런’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아과 전공의 지원율은 역대 최저인 16%였다. 소청과는 의료 수가가 다른 진료 과목에 비해 낮고 비급여 항목이 거의 없다. 국민의힘 ‘소아청소년과 의료대란 해소 TF’는 29일 “생명과 직결되는 중증 질환이나 필수 의료 중심으로 건강보험 보장을 확대해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필수 의료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했다. 필수 분야에 의사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수가를 조정하고, 이들 과를 운영하는 대학병원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2006년부터 18년째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을 확대해야 한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로 20여년 후엔 2만명 넘는 의사가 부족하며, 이를 충족하기 위해 2030년까지 매년 의대 정원을 5%씩 늘려야 한다는 국책연구원의 추계도 나와 있다. 국민 대다수가 이에 공감하지만 의료계만 이견을 내놓고 있다.

그나마 2025년부터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정부와 의견을 모아가던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7일 돌연 논의 중단 검토로 돌아섰다. 정부가 2020년 의협과의 합의를 토대로 의대 정원 논의를 의협과만 해왔으나 앞으로 법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환자·전문가들과 함께 협의하겠다고 하자 반발한 것이다. 의사 부족과 특정과 의료 쏠림으로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있다. 수요자인 환자의 의견 수렴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어깃장을 놓는 건 의료계의 밥그릇 지키기로 비쳐 볼썽사나울 뿐이다. 의협은 이날 열린 의료현안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논의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해 결론을 내야 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