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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든 정년퇴직자 평생 신차 할인해달라는 현대차 노조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안에 ‘2년마다 신차 25% 할인 제도’를 모든 정년퇴직자에게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담았다. 기존에는 25년 이상 장기근속 퇴직자에게만 주던 혜택이다. 노조가 매년 해오던 임금 인상 대폭 요구에 더해 퇴직 후 복지까지 챙기기에 나선 것인데 과하다. 현대차의 한 해 정년퇴직자는 2500명 정도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이들은 2년마다 신차를 최대 25%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고, 전액 현금으로 결제하면 추가 3% 할인 혜택도 받는다. 5000만원짜리 차량을 3600만원에 살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차량 제조원가(4100만원)보다도 5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친환경차 신차 할인율을 기존 20%에서 25%로 올려달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러한 퇴직자 복지는 결국 회사가 감내할 손실로 이어진다. 퇴직자들이 원가보다 저렴하게 차량을 구입하면 그 손해는 소비자에게 비용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전환 등으로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회사의 경쟁력 악화로 이어진다. 2000년대 초반까지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였던 미국 GM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당시 GM이 퇴직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은 600억 달러 규모였다. GM 시가총액의 4배를 웃도는 금액이었지만 노조의 영향력이 커서 이를 손대지 못했다. 결국 차량 가격을 인상했고 이는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파산에 이르렀다.

이번 현대차 노조의 요구는 해외 경쟁사에서도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국내 업체 중 쌍용차가 퇴직자 할인 혜택을 퇴직 후 1~2년까지 제공하는 게 유일하다.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자녀 고용 세습, 장기근속자 해외 여행 등 무리한 요구로 ‘귀족노조’ ‘철밥통’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번 요구 역시 기득권 챙기기라는 비판을 받기 충분하다. 노조는 무리한 복지 혜택 요구를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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