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한국 국가 경쟁력 하락…방만 재정·관료주의 개선해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매긴 ‘2023년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64개국 중 28위를 기록, 지난해보다 한 단계 순위가 하락했다. IMD는 최근 몇년간 ‘경제 성과’ ‘기업 효율성’ ‘인프라’ ‘정부 효율성’ 4개 분야의 주요 지표 및 기업인 설문조사를 토대로 순위를 매겼다. 영국(2022년 23위→2023년 29위) 프랑스(28위→33위) 일본(34위→35위) 등 일부 선진국이 우리나라 뒷자리에 있어 순위 자체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세부 항목에서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는 요인들이 또렷이 부각된 점은 외면해선 안 된다. 방만 재정, 저출산, 정치 불안이 그것이다.

성장률과 투자 고용 물가 등을 반영한 ‘경제 성과’ 분야는 지난해 22위에서 14위로 뛰며 역대 최고 순위를 나타냈다. 그럼에도 전체 순위가 내려간 건 정부 조직의 비효율성 때문이다. ‘정부 효율성’은 36위에서 38위로,4개 분야 중 유일하게 후퇴했는데 방만 재정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재정 순위가 32위에서 40위로 급락했고 그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수지’가 9위에서 24위, ‘일반 정부 부채 실질 증가율’이 34위에서 56위로 추락했다. 재정 악화가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은 셈이다. ‘기업 여건’ 항목도 48위에서 53위로 떨어지면서 5년래 최악이었고 ‘관료주의’는 60위로 최하위권이다. 누적된 퍼주기 정책과 기업 부담만 늘리는 각종 제도, 제재를 남발하는 관료 마인드의 심각성이 지표로 확인됐다. 인구 증가율(50→53위), 노인 부양비율(6→9위) 악화로 ‘기본 인프라’ 순위도 전년도 16위에서 23위로 미끄러졌다. 세계 최악의 저출산·고령화가 우리 경쟁력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정치적 불안’(45→52위)도 문제였다.

이번 평가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 재정이 결코 안심할 상황이 아니고 기업 기 살리기와 저출산 대책이 시급하며 국가 미래를 위해 여야가 정쟁을 삼가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에 대한 각성이 없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제기구가 객관적 지표로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만큼 더이상 수수방관할 순 없다. 무엇보다 표류 중인 재정준칙부터 서둘러 입법화해 재정 건전성의 둑을 쌓는게 급선무다. 공공 혁신을 가속화해 정부 효율성을 높이고 규제 개혁을 통해 생산성 향상을 서둘러야 한다. 다가오는 총선 바람에 휩쓸려 정치권이 선심성 정책 유혹을 끊지 못한다면 국가 경쟁력 회복은 요원하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