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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월세 1만원 임대아파트

라동철 논설위원


전남 화순군이 도입한 월세 1만원 임대아파트 입주자 50가구가 18일 공개 추첨을 통해 가려졌다. 당첨자들은 방 2개에 화장실, 거실, 주방, 베란다 등을 갖춘 20평형(전용면적 49.9㎡) 아파트에 다음 달 입주할 예정이다. 월세가 1만원, 보증금(예치금)이 88만원이고 원할 경우 2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하며 최장 6년까지 살 수 있는 조건이다. 차로 3~4분 거리에 군청과 대학병원, 초등학교가 있고 광주를 시내버스로 오갈 수 있는 등 입지도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다.

이런 조건의 ‘만원 임대아파트’가 가능한 것은 지자체가 예산으로 지원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화순군은 민간임대아파트 1500가구 가운데 비어 있는 집을 가구당 4800만원에 전세 임차한 후 지역 주민들에게 월세로 재임대했다. 입주 자격은 입주일 전에 화순군에 전입신고를 하고 실제 거주하는 청년(만 18~49세)이나 결혼 7년 이내 신혼부부다. 취약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고 인구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했다고 한다. 화순군은 오는 9월 50명의 입주자를 추가 모집하는 등 매년 100가구씩 4년간 총 400가구의 ‘만원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1차 모집에 500명이 넘게 신청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던 걸 보면 수요는 충분할 전망이다. 400가구 전세보증금을 내기 위해 화순군이 들이는 예산은 192억원이다. 적지 않은 돈이지만 화순군 올해 총예산이 75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정책이라고 보긴 어렵다. 전세보증금은 없어지는 돈이 아니니 실제 필요한 예산은 이자 등 관리 비용 정도다.

집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필수재다. 주거 안정은 주민들, 특히 저소득 취약계층에게는 더더욱 간절한 바람이다. ‘만원 임대주택’까지는 아니더라도 저렴한 임대료에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계속 늘려가야 하는 이유다. 자산 증식 수단이 아니라 거주 공간으로서의 집을 원하는 이들에게 우선순위를 두고 주택 정책을 재설계한다면 얼마든지 방법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동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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