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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사일 도발을 위해 가상화폐 4조원 탈취한 북한

국민일보DB

북한이 최근 5년간 해킹으로 훔친 가상화폐가 30억 달러(3조8000여억원)에 달하며, 이를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정보기술(IT) 인력 수천 명을 ‘그림자 부대’로 운용 중이며 이들이 강탈한 가상화폐로 미사일 프로그램 자금의 절반을 조달하고 있다. IT 채용 담당자로 가장해 악성 코드를 심은 이메일을 뿌려 해킹하거나 아예 해커를 블록체인 개발 프리랜서로 위장해 취업시키는 등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나 가상화폐 탈취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지만 규모와 수법의 실체는 새삼 혀를 내두르게 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이버전은 핵·미사일과 같은 군대의 만능 보검”이라 언급했다. 국제 제재에 따라 정상적인 방법으로 군사 도발 혹은 기술 개발을 위한 정보 및 자금을 조달하기가 불가능해지자 일찌감치 해킹과 같은 사이버 공격에 공을 들인 것이다. 지난해 탈취한 가상화폐 규모가 북한 연간 예산의 18%에 달한다고 하니 그들로서는 효과도 만점이다. 북한이 해킹에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이유다.

현대판 해적 국가 같은 북한의 사이버 범행에 전 세계가 피해를 보는 만큼 글로벌 대응이 시급하다. 지난 2월 북한 해킹 조직이 미국 블록체인 기업으로부터 빼앗은 가상화폐 약 116만 달러를 현금화하기 직전 한·미의 공조로 이를 막은 것은 좋은 사례다. 국제 협력을 통해 북한 가상화폐 계좌를 추적하고 압류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과 직접 대치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한순간도 경각심을 잃어선 안 된다. 관공서 은행 병원뿐 아니라 선거관리위원회도, 국회의원실도 북한 해킹 피해를 봤다. 지난 1일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조직 ‘김수키’에 대한 제재처럼 우리만의 독자 제재에도 박차를 가하고 북한 해킹 감시 능력도 대폭 확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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