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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은 부결, 국민의힘은 가결되는 체포동의안 공식

더불어민주당 '2021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받고 있는 윤관석(왼쪽 위), 이성만(왼쪽 아래 세 번째) 무소속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7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투표 결과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이한결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투표 결과 윤 의원은 찬성 139표 반대 145표, 이 의원은 찬성 132표 반대 155표로 각각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국민의힘과 정의당은 체포동의안 가결이 당론이었다. 167석을 보유한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윤석열정부 들어 국회의원 체포동의안은 5건이 상정됐다. 가결된 것은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뿐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노웅래 의원, 민주당 출신 윤·이 의원 체포동의안은 모두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은 가결, 민주당 의원은 부결이라는 공식이 만들어졌다. 국회 다수 의석을 방탄용으로 활용하는 나쁜 사례가 쌓여가고 있다.

윤 의원은 2021년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의 당선을 위해 300만원짜리 돈봉투 20개를 의원들에게 돌린 혐의다. 이 의원은 선거 캠프 관계자들에게 현금 1000만원 등을 제공한 혐의다. 수사 과정에서 적나라한 통화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마지막으로 의원들에게 좀 줘야 되는 것 아니냐” “‘기왕 하는 김에 우리도 주세요’ 해서 3개 뺏겼어”라는 낯부끄러운 내용도 있다. 돈봉투를 ‘뺏었다’는 민주당 의원들도 표결에 참여했을 것이다. ‘야당 탄압용 정치 수사’라며 반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도 속으로는 부끄러웠을 것이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행정부의 부당한 권력 행사로부터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를 막거나 국회의원이 법 위에 있다는 의미가 아니다. 일반 국민은 조합장 선거에서 30만원만 줘도 구속된 사례가 있다. 체포동의안은 구속영장이 아니라 법원에 출석해 판단을 받으라는 것이다. 하영제 의원은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지만, 법원은 하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민주당은 법원의 판단조차 받기 싫다며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경우 쏟아질 국민의 비판을 민주당이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다. 그래도 민주당의 선택은 부결이었다. 국민과 언론의 비판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지금 민주당은 정상적인 판단 능력을 잃어버린 것처럼 보인다.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쇄신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입으로 쇄신을 외치면서 행동은 방탄용 특권 지키기다. 국민이 믿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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