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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전 25조원 자구책, 요금도 정상화하길

가스공사도 15조 절감안
적자 해소에 턱없이 미흡
원가 반영률 더 높여야

연합뉴스

대규모 적자 상태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가 12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구책을 내놓았다. 한전은 보유 자산 매각 확대, 전력 설비 건설 시기 조정, 조직·인력 효율화, 경비 절감, 임금 인상분 및 성과급 반납 등을 통해 2026년까지 25조7000억원을 절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지난해 5월 비상경영체제 돌입 직후 발표했던 자구책(5개년)보다 목표액이 5조6000억원 상향됐다. 가스공사도 조직 슬림화 및 공급관리소 스마트화, 올해 임금 인상분 반납 등을 통해 15조4000억원을 절감할 계획이다.

자구책은 당연히 필요하고 제대로 이행돼야겠지만 이 정도로는 취약한 재무 구조를 개선하는 데 턱없이 미흡하다. 한전의 총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92조8000억원이다. 당기 적자도 2021년 5조8000억원, 지난해 32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만 10조7670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13.1원 인상했는데도 1분기 영업손실은 5조원대로 예상된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원가가 급등했는데도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기형적인 구조가 근본적 원인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고는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가스공사도 발전연료 매입 단가가 판매 단가보다 높아 발생한 손실인 누적 미수금이 올해 1분기까지 11조6000억원이나 돼 사정은 마찬가지다.

답이 뻔히 보이는데도 지난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을 미뤄 적자 문제를 키웠고 현 정부도 발걸음이 더디다. 올해 1분기 요금 인상을 단행했으나 원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3월 말까지 결정했어야 할 2분기 요금 인상을 계속 미뤄왔다. 한전 등의 자구책을 압박해 온 정책 당국은 다음 주 초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h당 7원가량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그 정도로 적자 구조가 개선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는 결국 정부가 세금으로 메워줘야 한다. 적자를 줄이지 못하면 회사채 발행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이미 겪었듯 채권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 영국 일본 독일 등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요금체계를 정상화하는 게 정공법이다. 전기·가스요금을 합당한 수준으로 올려야 에너지를 낭비하는 풍토와 산업구조를 개선할 길도 열 수 있다. 미루면 미룰수록 부작용은 커지기 마련이다. 정부와 여당 등 정책 당국의 결단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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