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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아침밥’ 시들시들… ‘돈 없는’ 대학들 불참 수두룩

정부·학생이 1000원씩 부담하면
나머지는 전부 대학이 내는 구조
“학교가 돈 내고 정부가 생색” 비판

지난 3월 13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학생 식당에서 학생들이 ‘천원의 아침밥’ 식권을 사기 위해 줄 서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천원의 아침밥’ 참여 대학을 추가 모집했지만 신청 대상 대학교의 3분의 2가량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에 아침밥을 제공하지 않거나 급식업체와 협의가 필요한 경우 등을 이유로 꼽지만 실상은 ‘재원 부족’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생과 정부가 1000원씩 부담하면 나머지 금액은 전부 학교가 내야 하는 구조인 탓이다. 대학별 ‘빈익빈 부익부’가 부각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6~28일 천원의 아침밥 참여 대학을 추가 모집한 결과 신규 신청한 104개 대학을 포함해 모두 145개 대학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신청 대상 학교는 캠퍼스, 분교 등 409곳이다. 대상 대학 중 35%만 사업을 신청했고, 나머지는 참여하지 않은 것이다.

사업 신청을 하지 않은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10일 “학교에서 애초에 아침밥을 주지 않는데, 사업 홍보가 많이 되다 보니 시범적으로 시험기간에 아침밥을 운영해 보고 수요가 많으면 신청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요가 있어야 아침밥을 운영하는 것인데, 배식 직원을 고용하고 식당을 추가로 운영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비용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천원의 아침밥은 정부가 학생 1인당 1000원을 지원하고, 학생이 1000원, 나머지는 학교가 부담하는 식이다. 아침밥이 4500원이라면 학교가 2500원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체적으로 학교에 지원금을 주는 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교는 재정 부담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추가로 신청한 서울의 다른 대학 관계자는 “생색은 정부가 내고 돈은 학교가 내는 식”이라며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사업 규모 확대로 당초 69만명분이었던 지원 규모는 234만명분으로 늘었다. 각 학교가 신청한 인원을 넘기면 나머지 인원에 대한 아침밥 식대는 학교가 전부 부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주변 식당에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을 탓하는 항의가 들어오는 사례도 있다. 학생식당이 너무 싸게 운영되는 바람에 주변 상권이 무너진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사업 규모를 늘리려면 기획재정부와 예산 협의가 필요해 우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주변 상권의 반발이나 학교별 재정 상황도 의견을 듣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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