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빈방문 첫 공식 일정에서 넷플릭스의 25억 달러(3조3450억원) 투자 유치를 이끌어 냈다. 윤 대통령은 25일 이어진 투자신고식에서는 미국 첨단기업 6개사로부터 19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면서 방미 이틀 만에 44억 달러(5조8872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윤 대통령은 24일 미 정부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테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 등 넷플릭스 최고경영진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서랜도스 CEO는 향후 4년간 한국 드라마·영화·리얼리티쇼 등 K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접견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은 ‘깜짝’ 일정이었다. 당초 워싱턴 동포간담회가 방미 첫 일정으로 잡혀 있었다.
윤 대통령은 “넷플릭스의 파격적인 투자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대한민국 콘텐츠 사업과 창작자, 그리고 넷플릭스 모두에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5억 달러는 넷플릭스가 한국에 진출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투자한 총금액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다.
서랜도스 CEO는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창작업계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한류에 대해 애정과 강력한 지지를 보내준 것도 한몫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넷플릭스 쪽에 먼저 제안했다”면서 “(윤 대통령과 서랜도스 CEO가) 중간에 편지도 주고받았고, 사전에 대통령 내외와 넷플릭스 최고경영진 사이에 어느 정도 교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이번 유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뜻이다. 김 여사는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콘텐츠책임자(COO)를 접견하며 “잠재력이 큰 한국의 신인 배우와 감독, 작가가 더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25일에는 수소 분야 업체 ‘에어프로덕츠’ 등 첨단기업 6개사 CEO를 만나 19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들 기업은 수소·반도체·탄소중립 등 첨단산업 관련 시설을 한국에 건설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퀄컴, 램리서치,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테슬라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당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핵을 고도화하고 연일 미사일 시험을 하는 마당에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안보 협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과 국익에 엄청난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