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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라 살림 골병드는데 포퓰리즘 폭주하는 정치권

국민일보DB

정부의 실질적 재정 상태를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가 지난해 사상 최대인 117조원 적자를 나타냈다. 국가부채는 2326조원으로 최고치를 1년 만에 경신했다. 4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된 ‘2022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는 지난 한 해 국가 재정이 얼마나 골병들었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적자 확대와 이를 충당하기 위한 빚 늘리기라는 부실한 살림살이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해 총세입은 573조9000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49조8000억원 증가했는데 총세출이 약 63조원 늘면서 559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세금으로 거둔 돈이 50조원 가까이 늘었음에도 지출이 그 이상 급증해 관리재정수지 등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두 차례 추가경정예산으로 약 80조원의 돈을 푼 게 컸다. 재정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서 국가부채 가운데 국공채·차입금 등 확정부채(907조4000억원)가 89조2000억원(10.9%) 증가했다. 국가부채의 또 다른 축인 공무원연금 등 연금충당부채 증가율(3.0%)의 3배를 웃돈다.

도무지 상황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더 큰 문제다. 지난해 호조를 보인 국세 수입은 올 1~2월 15조7000억원이나 줄어 같은 기간 역대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경기 침체로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은 큰 폭의 감소나 적자가 예상되고 부동산 공시지가도 떨어져 법인세와 부동산세도 비상이다. 정부는 하반기에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지만 상황이 너무 유동적이다.

결국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정치권 움직임은 정반대다. 더불어민주당은 매년 수조원의 세금으로 남는 쌀을 사들이는 양곡관리법을 일방 처리한데 이어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노인 모두에게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여당도 총선 1년을 앞두고 무책임하긴 마찬가지다. 데이터 무제한 혜택을 포함해 청년층의 교통비, 주거비 대책을 쏟아낼 태세다. 하반기 추경 편성 얘기가 여야를 막론하고 슬금슬금 나오고 있다. 표만 된다면 나라가 거덜나더라도 상관없다는 것 아닌가. 국가 미래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정치권은 포퓰리즘의 폭주를 여기서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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