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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계 최저임금 제시… 업종별 차등적용 시작할 때 됐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4일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2024년 적용 최저임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계가 2024년도 적용 최저임금으로 1만2000원을 4일 제시했다. 올해보다 24.74% 오른 수치다. 경영계는 동결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돼 최저임금 인상폭을 둘러싼 노사 갈등은 어느 해보다 증폭될 것이다. 문제는 양측 주장 모두 터무니없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향후 협상 여지를 감안하더라도 고물가 지속에 따른 실질임금 하락을 토로하는 노동계와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중소·영세기업 및 자영업자를 앞세운 경영계의 주장 모두 일리가 있다. 인상률만 놓고 싸울 게 아니라 업종별 차등적용 같은 합리적인 대안을 모색할 때가 된 것이다.

현재 최저임금은 9620원으로, 3.95%만 오르면 1만원을 돌파한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의 6479원과 비교하면 42% 올랐다. 같은 기간 국민 평균소득이 10.2% 늘었으니 속도가 빠른 건 사실이다. 당연히 부작용이 속출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는 자영업자와 영세기업은 직원을 해고하고 아르바이트 고용을 줄였다.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는 근로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최저임금 미만율은 지난해 12%가 넘었다. 악덕 고용주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건 아니지만 최저임금을 지불할 여력이 없는 사업장이 속출하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최저임금은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그런데 이 최저임금 때문에 실업자가 늘어나는 불합리한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경직된 운용 탓이다. 세계 각국은 지역, 업종, 연령에 따라 최저임금을 다르게 정한다. 이미 부작용의 심각성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우리도 오래전부터 현행법 개정 없이 실행이 가능한 업종별 차등적용 도입을 논의했지만 제도화되지 못했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대기업에 비해 생산성과 이익률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소상공인에게도 경제 위기를 극복할 기회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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