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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관계, 공은 이제 일본에…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기시다 후미오(왼쪽)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이 발표되자 일본 언론이 일본 정부를 향해 적극적인 호응을 주문하고 나섰다. 한국이 선제적 조치로 최대한 성의를 보였으니 이제 일본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위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봤다. 도쿄신문은 사설에서 “한국 여론의 반발이 강해 일본 측 기여가 없으면 (해법은) 실현되기 어렵다. 일본 정부와 피고 기업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일본 정부는 과거와 마주하는 겸허한 자세를 잊지 말고 반성과 사죄의 마음을 더욱 분명히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해법을 “무거운 결정”이라 표현한 아사히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역대 정부의 반성과 사과) 담화의 취지를 진정으로 지키는지 향후 언동을 주시하겠다”면서 “보복 조치에 불과한 수출 규제를 신속히 해제해야 한다”고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한국의 해결책을 뒷받침해 이웃 관계를 신속히 정상 궤도로 되돌리라”고 촉구했다.

일본 언론의 이런 관점이 말해주듯 이제 공은 일본에 넘어갔다. 어느 신문이 사설에 담은 “정치가 (양국 관계에) 물을 뿌려선 안 된다”는 구절은 기시다 총리가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강제동원 해법을 둘러싼 양국 협상이 난항을 거듭했던 이유 중 하나는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보수파 눈치 보기였다. 당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탓에 정치적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결정을 꺼렸다고 한다. 윤석열정부는 그것을 했다. 국내 정치에서 겪게 될 커다란 부담을 무릅쓰고 한·일관계 정상화의 물꼬를 텄다. 급변하는 세계 질서의 소용돌이에 나란히 휘말려 있는 한국과 일본은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긴밀한 협력이 절실했다. 이를 가로막고 있던 난제를 풀어갈 길이 한국 정부의 결단을 통해 열렸고, 그것을 완성해갈 책임이 일본 정부에 있다.

양국 모두에 득이 될 미래지향적 관계가 국내 정치의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리는 상황은 이제 없어야 한다. 기시다 총리와 일본 정부는 자국 언론의 지적과 주문을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의 해법이 양국 관계의 확고한 전환점이 되도록 진정성을 담아 호응하기 바란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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