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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연일 “영장 청구 부당” 이재명 대표, 판사 앞에서 소명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에 대한 검찰 구속영장 청구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대장동 사건과 성남FC 후원금 사건의 내용이 바뀐 게 없는데 자신이 대선에서 패하고 대통령과 수사 검사가 바뀌자 검찰의 판단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또 “법치를 빙자한, 법치의 탈을 쓴 사법 사냥이 일상이 돼 가는 폭력의 시대” “정치는 사라지고 지배만 난무하는 야만의 시대가 도래하고 말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본회의 체포동의안 보고를 하루 앞두고 여론전을 펼친 것인데 구차하다. 사법 절차에 따라 영장전담판사의 판단을 받으면 될 텐데 어떻게든 피해보겠다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 줄은 몰랐다”고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했고 22일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국가 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이겠습니까”라며 날을 세웠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강도와 깡패들이 날뛰는 무법천지” “오랑캐의 침략”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검찰의 부당함을 강변했다. 증거와 법리에 맡겨야 할 사법의 영역을 정치화하려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결백하고 구속이 부당하다는 주장은 언론이나 동료 의원들이 아니라 영장전담판사 앞에서 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불체포 특권을 내려놓고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게 상식적이고 올바른 처신이다. 오는 27일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고 끝이 아닐 게다. 대장동 관련 추가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대북 송금 의혹 등과 관련해 줄줄이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있는데 그때마다 불체포 특권을 방패 삼는다면 국민들이 납득하겠나. 이 대표는 점점 더 구차해지고, 내년 4월 총선에 대비해야 할 민주당에도 큰 짐이 될 것이다. ‘당대표로서 솔선수범하는 선당후사의 정신을 발휘해 달라’는 당 원로의 고언을 이 대표는 새겨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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