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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로톡 사태’ 변협 제재한 정부… 혁신 막는 기득권 제어해야

서울 서초구 교대역에설치된 ‘로톡’ 광고물.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법률 플랫폼 ‘로톡’을 이용하는 소속 변호사를 징계한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과징금으로 법정 상한액인 10억원씩을 부과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변협이 징계에 나서면서 로톡 운영업체인 로앤컴퍼니는 직원의 50%를 해고키로 하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반인의 접근이 어려운 전문 분야의 시장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직역단체와 갈등을 빚는 경우가 빈번하다. 정부는 로톡처럼 기술 혁신에 기반한 서비스가 기득권에 막혀 사장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조치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 관행을 앞세워 소비자 편익을 무시하고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로톡 사태는 2015년 3월 서울변회 등이 로앤컴퍼니를 변호사법 위반으로 고발하면서 시작됐으니 8년이 넘은 해묵은 사건이다. 검찰이 이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자 변협은 윤리규정을 고쳐 소속 변호사 징계에 나섰다. 법무부가 2021년 8월 로톡 등 광고형 플랫폼은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고, 헌법재판소도 지난해 6월 ‘변호사를 광고·홍보·소개하는 자에게 협조해서는 안 된다’는 변협 규정을 위헌이라 판단했지만 징계는 멈추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징계를 이유로 변호사들이 잇따라 탈퇴한 로톡은 경영 위기를 맞았다. 4000명이 넘었던 로톡의 변호사 회원은 최근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해 2300만명에 달했던 방문자도 급격히 줄었다.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변호사를 직접 찾아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중단될지 모르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도 변협의 감독기관인 법무부에는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의 이의신청이 처리되지 않은 채 계류돼 있다. 신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 2년 전 박범계 당시 법무부 장관은 변협이 징계 절차를 시작하면 감독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징계가 끝나고 이의신청까지 들어왔는데도 시간을 끌고 있다. 변협의 눈치를 본다는 비난이 나올 만하다. 최근 한국세무사회와 온라인 세금 서비스 ‘삼쩜삼’, 대한의사협회와 미용의료정보 플랫폼 ‘강남언니’,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갈등도 격화되고 있다.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범위를 명확히 하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소비자 권익을 방기하면 택시업계의 저항과 정치권의 눈치보기에 혁신 서비스가 사장된 ‘타다 사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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