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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월례비로만 243억 챙긴 타워크레인 기사들

지난 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푸르미르 호텔에서 열린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건단련) 주최 ‘건설노조 불법행위 근절 위한 건설업계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21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건설현장 불법·부당행위 근절대책’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기가 차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건설사가 타워크레인 기사에게 급료 외에 주는 수고비 성격의 뒷돈 ‘월례비’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크레인 기사 438명이 총 월례비 243억원을 받아 1인당 연평균 5500만원을 챙겼다. 이들의 불로소득이 우리나라 근로자 평균연봉(약 4000만원)을 크게 웃돈 셈이다. 크레인 기사 상위 20%(88명)의 연평균 수령 월례비는 9500만원이며 최대 연간 2억2000만원을 받은 이도 있다. 증빙자료가 있는 신고 건수만 취합한 게 이 정도이니 실제 지급 액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노조는 월례비 지급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자재를 천천히 옮기는 등 태업을 불사, 건설사들로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월례비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공기 지연 및 차질은 분양가 등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곤 했다. 월례비 문제가 서민 주거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더욱이 노조는 비노조원을 업무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등 자기들끼리 탐욕의 성을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관련 부처들이 노조 눈치를 보며 편법을 눈감아 준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부터 뼈저린 각성이 필요하다.

현 정부가 월례비를 요구하거나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는 경우 면허 정지 등을 통해 신속히 제재하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폭력과 불법을 보고서도 방치한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고 했는데 법치를 구현하겠다는 그 의지가 꺾이지 않길 바란다. 다만 최근 민사재판 항소심에서 관행화된 월례비를 임금으로 인정하는 취지의 판결이 나온 점은 감안해야겠다. 불법과의 타협은 없되 월례비 일부를 양지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건설 노동자 임금체계 개편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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