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설

[사설] 또 시작된 북 ICBM 도발… 속셈은 한·미동맹 균열에 있다

북한이 지난 18일 오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고각발사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또 발사했다. 새해 첫날 새벽부터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쏘아 올리더니 이번에는 최대사거리가 1만5000㎞에 이르는 화성 15형을 고각으로 발사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떨어뜨렸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9일 담화를 내고 “적대적인 것에 매우 강력하고 압도적인 대응을 실시할 것”이라고 큰소리를 쳤다. 1998년 대포동 1호 첫 발사 이후 25년째 되풀이된 도발이 올해도 어김없이 시작된 것이다. 미사일을 쏜 뒤 한·미 양국을 저급한 말로 비난하며 관심을 끌고,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하는 뻔한 시나리오다. 한반도에서의 불필요한 긴장만 불러오는 실효성 없는 도발은 이제 그만둘 때가 됐다.

북한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심각한 식량난 속에서도 또 미사일 발사에 나선 이유를 추측하기는 어렵지 않다. 최근 한반도에는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조치가 구체적으로 실행되는 중이다. 미국은 강력한 대북 제재를 늦춰줄 의사가 전혀 없고, 윤석열정부는 지난 정부와 달리 북한의 도발에 원칙적 입장을 철저히 견지하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핵·미사일 위협을 그만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안팎에 과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지난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ICBM으로 보이는 신형 미사일을 공개하고, 이번 미사일 발사를 ICBM 운용부대가 실행한, 사전 계획되지 않은 기습 훈련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빨리 제재를 풀고 경제적 보상을 달라는 ‘벼랑 끝 전술’을 유지하면서 내부적으로는 4대 세습체제 구축 시도에 대한 반감 및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민심 이반을 줄여볼 생각인 것이다.

물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말을 앞세우는 허세로만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북한이 정권 유지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비상식적인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지난해 9월 핵 선제타격을 법에 명시했고, 이번에는 탄도미사일 실전 배치를 암시했다. 신형 방사포라고 부르는 SRBM과 극초음속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속해 서울을 위협하고, 미국 워싱턴을 겨냥한 ICBM으로 한국에 대한 핵우산을 무력화하겠다는 이중 전략을 조금씩 진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ICBM으로 서울을 겨냥할 일은 없을 것이라는 김 부부장의 말은 어떻게든 한·미동맹에 균열을 내보려는 계산된 발언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우리에게는 강건한 한·미동맹에 기초한 빈틈없는 안보 태세 구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책을 둘러싼 서울과 워싱턴의 간극을 넓히려는 북한의 노림수를 막는 것이 자체 핵개발이 현실적으로 막힌 우리가 취할 현 단계의 해법인 것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